2023/09 10

두문봉~ 금대봉~ 대덕산

아침 6시 집에서 출발~ 천호역에서 7시 30분 집결. 수필반 9명이 28인승 '둘도모'라는 팀에 합류했다. 양평휴게소에서 각자 싸온 아침을 풀었다. 완전 잔치, 시작부터 풍성한 먹자, 먹자~ 떡, 빵, 사과, 커피, 옥수수, 만두~~~ 나는 새벽에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 ​ 11시경 태백산국립공원 입구, 두문동재에 내려주었다. 단체로 준비운동, 체조를 하고 걷기 시작~ ​ ​ 오르고 오르고 ​ ​ ​ ​ ​ ​ 능선따라 내려오기도 하고 ​ ​ 다시 올라 ​ ​ 대덕산을 찍고, ​ ​ ​ ​ ​ 내려오고, ​ ​ 또 내려오고 ​ ​ ​ ​ ​ ​ ​ ​ 검룡소에서 3시 45분, 기다리고 있던 버스에 탑승, 태백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과 곤드레돌솥밥으로 점저를 먹고 출발. 9시에 천호역 도착. 예정대로 ..

낯선 길에서 2023.09.24

나, 이민진 / 노정숙

나, 이민진 노정숙 나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건너갔다. 예일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후 조지타운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다. 변호사로 일하다가 건강 문제로 그만두고, 오랜 꿈인 글쓰기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수필을 써서 출간하고, 대학 3, 4학년 때 논픽션과 픽션 창작 분야에서 일등상을 수상했기에 변호사 일을 그만두고 곧장 소설을 출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 다행히 뉴욕에서는 돈이 없어도 얼마든지 위대한 작가를 연구할 수 있는 풍요로운 문화가 있다. 크고 작은 작가 워크숍과 문화센터, 스와니 문예창작 컨퍼런스 등에 다녔다. 몇 달 뒤 뉴욕예술재단지원금을 받았다. 픽션 부분에서 받은 상금을 내 문예창작 수업에 투자했다. 배..

서울둘레길 11 (7-2)

​ 한여름 두 달을 쉬고 다시 시작한 7-2코스. 증산역에서 봉산 - 봉수대 - 앵봉산- 구파발에 이르는 길이다. 작은 산을 넘고 또 넘고.. 오랜만의 걸음이라서인지 몹시 힘들었다. 이 힘든 것을 미리 알았는지, 오늘은 최소인원 4인이다. ​ ​ ​ ​ ​ ​ ​ ​ ​ ​ ​ ​ ​ ​ ​ ​ ​ 정자에서 거한 간식, 홍어회에 양주라니 ​ ​ ​ ​ ​ ​ ​ ​ ​ ​ ​ ​ ​ ​ 시에 자주 등장하는... 공중의 거미집 ​ ​ ​ ​ ​ ​ ​ ​ ​ ​ ​ ​ ​ 잘못된 길을 한 참 걸었다. 걷다보니 주황리본이 없는거다. ㅠㅠ 되돌아 와서 잘못된 지점을 찾아 다시 제 길로. 헥헥 .. 이런 일은 처음이다. 별 걸 다 경험한다. 이런 것을 산 사람들은 '알바뛰었다'고 한단다. ㅋㅋ 재미없는 구간에 ..

낯선 길에서 2023.09.18

틈이 있기에 숨결이 나부낀다 / 박설희

일본 여행에서 4박을 함께 지낸 박설희 시인의 시집과 산문집이다. 시집은 여행 중에 받았고, 산문집은 다른 분께 선물하는 것을 아침저녁 이틀동안 다 읽었다. 산문집 내고 인사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산문쓰기의 어려움을 절절히 알았다고도 하고. 읽으며 살짝 흥분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아는 이름들이 많이 등장한다. 편안하게 펼치진 서정 뒤의 마음을 헤아리며 가슴이 싸아해지기도 했다. 참으로 든든한, 속 깊은 시인이다. ​ ​ 『가슴을 재다』 ​ 시인의 말 ​ 대지에 깊이 팬 상처들 아물지 않는 가슴들 ​ 어둠이 어둠을 삼키는 동안 덩굴처럼 이야기들이 자라나 계속되는 푸른빛 ​ 날마다 무언가를 구하는 가난한 하루가 또 시작되고 ​ 때때로 배반하지만 여전히 그리운 땅 그리운 사람들 ​ 그리고 어머니 ...

놀자, 책이랑 2023.09.16

침대 놀이 / 노정숙

침대 놀이 노정숙 ​ 문우들과 지리산 둘레길 3코스를 걸었다. 들길과 산길이 적당히 어우러졌다. 나뭇잎은 연두에서 초록으로 건너가는 중이다. 잘 늙은 나무둥치에 기대어 깊은 숨을 쉰다. 팔랑대는 나뭇잎들은 제 얘기에 바쁘고 팔 벌린 나뭇가지는 새들에게 자리를 내준다. 지리산의 별들을 총총 가슴에 쓸어 담고 입을 벌리면 퐁퐁 별빛으로 빛나는 낱말이 쏟아져 나오는 꿈을 꾼다. 마지막 날 마당에서 바비큐로 저녁을 먹고 난 후, 방에 모여앉아 속을 풀었다. 왜 그들은 나를 슬프게 하는가. 왜 그 사람은 내 맘을 몰라주는가. 왜 영감靈感님은 나를 찾아주지 않나. 글로 뭉치지 못한 말들을 공중에 난사했다. 눈물이 비치기도 하고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하나둘 몽롱해질 무렵, 나는 하늘길펜션 욕실에서 순식간에 넘어지면..

92 퍼센트 / 노정숙

92 퍼센트 노정숙 요즘, 사람들의 말이 잘 안 들어온다. 귀에 이상이 생긴 것인가 해서 이비인후과에 갔다. 귀지가 막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청력검사를 해보자 했다. 방음부스가 설치된 검사실에서 헤드폰을 쓰고 소리가 들리면 버튼을 누른다. 몇 개의 헤드폰으로 바꿔 써 가면서 검사를 했다. 가늘고 긴 음, 투박하고 강한 음이 들릴 때마다 나는 버튼을 눌렀다. 90~100%가 정상범위인데 나는 92%라고 한다. 수치로는 정상에 속하는데 왜 놓치는 말이 많아졌는지. 어음청력검사는 일상의 의사소통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한다. 청력의 문제가 아니라 언어이해력이 떨어지는 것일까. 한 번에 못 알아듣는 말이 많아졌다. 내가 듣지 못한 말은 내게 필요하지 않는 말이라고 억지 마음을 먹는다. 이 여우의 신포도 비유는..

디스토피아 3 / 이루다

이정희 선생님의 큰 딸 이루다 공연을 보기 위해 수필반 4인이 모였다. ​ 대학로에 나간 김에 연극 한편을 보기로 예매를 해 두었다. 많고 많은 연극 중에 를 골랐다.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를 코믹하게 보여준다. 웹툰 원작이라고 한다. 재밌게 봤다. ​ ​ ​ ​ ​ 을 찾아보았다. 세월과 함께 흠뻑 시들고 있다. ​ ​ ​ ​ ​ 디스토피아 연작이다. 내 안의 디스토피아, 세상의 디스토피아가 저절로 와 닿았다. 창작의 고통까지. 아니, 어느 한 순간의 희열까지 전해졌다. 예술은 보는 자, 누리는 자의 몫이다. ​ ​ ​ 일욜 공연보고, 화욜 아침에 받은 반가운 소식이다. 함께 기뻐하며 박수보낸다. 이루다 - 이루었다. 열과 혼을 다한 무대에 대한 찬사다. ​

진보적 글쓰기 / 김갑수

'우리의 글쓰기가 사회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으로 쓴 글쓰기 책이다. 진보주의자들이 알아야 할 교양서적을 소개한 에서 중요한 이야기들을 중복하기도 했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라는 말이 왜곡된 용어인 줄 알면서도 제목으로 쓴 것은 역사는 무조건 발전한다는 믿음의 진보적 사고가 아니다. 내가 주체가 되어 역사를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노력하는 진보를 말한다. ​ ​ * 글쓰기라는 것이 마치 숙명이나 되는 것처럼 말하는 필자를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심지어 글쓰기는 자기의 종교라고 말하는 필자도 있다.이런 말들에는 대체로 멍청한 착각이나 위선적인 자기 과대가 들어 있다. ... 나는 글쓰기를 유별난 일로 여기지 않는 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이..

놀자, 책이랑 2023.09.11

여주 농장

나만 빼고 모두 아침 산책을 다녀왔다. 나는 확실히 야밤형 인간이다. ​ 호텔 조식이 채식이다. 속 편한 음식이라 한껏 즐겼다. 올라오는 길에 김농부 농장을 들렀다. 어여쁜 애들이 잘 자라고 있다. 농장에서 점심을 먹고~ ​ ​ ​ ​ ​ ​ ​ ​ ​ ​ 앞 집 애들이 와서 뒹군다. ​ ​ ​ ​ ​ ​ ​ ​ ​ ​ ​ ​ ​ 고마운 1박 나들이, 또 잔뜩 얻어왔다. ​ ​ ​

낯선 길에서 2023.09.10

오색 일박

아침 7시에 신화백 부부가 픽업하러 왔다. 날씨 청명하고 길은 한가롭고~ 운전해주니 지극히 편안하다. 내린천 휴게소에서 황태국으로 아침을 먹고, 싸온 사과와 복숭아도 먹고 커피 마시고 당장 무거워졌다. ​ 하조대 해수욕장도 한가롭다. 맨발 걷기를 한참 하고 물치항 회센터에서 회와 지리를 먹고 숙소에 가서 한 시간 반 쉬다가 나와서 설악의 품으로... ​ ​ ​ ​ ​ ​ ​ ​ ​ ​ 숙소에서 걸어 내려오니 오색약수, 예전에 대장님이 거하던 한옥팬션이 있는 동네다. ​ ​ ​ ​ ​ ​ ​ ​ ​ ​ ​ ​ ​ ​ ​ ​ ​ 그때 갔던 커피숍이 그대로다.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마음이 울적해졌다. 다시 그런 시간이 오길 간절히 바라며 두 손을 모았다. ​ ​ ​ 이 숙소는 실버타운 느낌이다. 한적하고 느..

낯선 길에서 2023.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