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에르노의 소설과 달리 단숨에 읽혀지지가 않았다.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와 이메일로 주고받은 글쓰는 방식과 상황에 대해 나눈 이야기다. 경험한 것만을 쓰겠다는 에르노는 소설을 쓰면서 다른 일기를 동시에 쓴다고 한다. 경험을 모두 쓴다지만 말할 수 있는 것과 혼잣말로 두는 것이 따로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내겐 글을 쓰면서 따로 일기를 쓰는 습관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것이 나의 첫 글쓰기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문학적으로 지향하는 바 없이 그저 내밀한 생각을 털어놓은, 말하자면 사는 데 도움을 주는 글쓰기였어요. 열여섯 살 때 처음으로 내면일기를 쓰기 시작했지요. 몸시 우울한 어느 저녁이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내 인생을 글쓰기에 바치리라고는 특별히 예측한 적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