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마나 선생님은 몇 해 전, 관여 선생님의 희수 깜짝 파티에서 한 번 뵌 적이 있다. 철학 수필 그룹이라는 것, 글이 비상하다는 것, 멋진 모자를 쓴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다. 첫 작품 '배꼽'을 통해 귀한 딸로 자랐고, 아버지가 '마음의 꽃' 을 쓴 수필가셨다는 것, 함께 쇼핑하는 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래 숙성된 언어의 폭죽이 곳곳에서 터진다. 나는 금세 몰입 지경에 이르렀다. 내가 갔던 '세이렌들의 바위'는 참 허술했는데... 이오스 섬에서 맞은 일출만 떠오르는데, 그곳에 호메로스의 무덤이 있었다니... 내가 밟았던 이국의 지명들과 내가 읽은 작가들을 만나는 기쁨과 내가 모르던 철학과 신화의 물결을 타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 공부를 일깨우는 수필이다. 읽고 싶은 책 메모가 늘어났다. 웅숭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