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늦깎이 수필가다. 일면식 없는 작가가 왠지 가깝게 느껴진다. 안동의 옛모습과 토속음식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동시대 사람이 아닌 듯, 먼먼 옛시간으로 이끌린다. 일찌기 '텅 빈 충만'을 익힌 듯한 마음을 따라 흐른다. 그럼에도 "세상에나~~ 이런 시절을 어찌 살아냈을까." 자꾸 탄식한다. 초저녁에 잡은 책을 단숨에 다 읽고야 자리에 들었다. 가독력이 좋다. 스며드는 진정성 때문이다. * 유월이 걸음을 멈췄다. 눈길을 잡은 것은 '유월이 집'이라는 글씨다. 길가에 세워진 허름한 봉고차 옆면에 적혀있다. 가던 길을 쉬 가지 못하고 유리창에 얼굴을 바짝 대고 집의 내부를 살펴보았다. 커튼이 쳐져 있어 틈새로 들여다보니 읽다가 펼쳐놓은 책들이 보인다. 내가 늘 꿈꾸는 움직이는 집이다. ...... 더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