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틈에서 '나'로 존재했던 52명의 여자들을 기록했다. 52명을 소개하려니 행적을 위주로 한 짧은 서사다. 미루어 짐작하고 그려볼만한 여지가 많다. 여자의 삶은 오로지 배경으로만 허용했던 시대에 빛나는 그녀들이 있었다. 여종부터 왕비에 이르기까지. 10대 소녀에서 여든 할머니까지. 조선시대 역사의 또 다른 공간을 장악했다. 세속적 의미로 성공은 못 했지만, 도도히 흐르는 인간 근원의 힘을 만난다. '앞선 여자'들의 의식이 다음 세대들의 길을 열어준다. * 이 세상에서 가장 뼛속에 사무치는 억울함은 여자로서 음란하다는 무고를 당하는 일이다. 억울함이 골수에 사무쳐 스스로 목을 매거나 물에 빠져 죽음으로써 결백을 증명하는 자들이 있다고 한다. 김은애는 불과 18세밖에 안 된 여자지만 억울함이 사무쳐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