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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의 서양건축사 / 이민정

칠부능선 2024. 1. 25. 00:49

교보문고 알림이 왔다. 선물을 수락하고 주소를 입력한다.

'지적대화를 위한 교양인'의 서양건축사다. 해운대 류선생의 선물이다.

작가 이민정은 류선생의 '우리 민정이'다. 공자를 가르치는 선생은 아들의 짝을 그리 부른다.

 

건축과 예술, 문화를 삶의 기반에서 알려준다. 어릴 때 기억을 불러와 다정하게 속삭이듯 풀어낸다. 고대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태어난 문명과 건축부터 로마, 중세시대를 거쳐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와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와 근대 건축과 예술에 도달한다. 짐작으로 알고 있던 것들을 사진까지 보며 소상히 알게되었다. 참한 어법이다.

* 개인적으로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도 특히 이 시기, 즉 고졸기 시대의 조각상들을 좋아합니다. 앞서 언급한 쿠로스의 미묘한 차이를 찾아보면서 비교해보는 재미에 더해, 이들이 띠고 있는 표정에도 몰입하게 됩니다. 이들 조각상들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기 때문에 표정에서 미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미소는 이 시대 대부분의 조각상들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고졸기 미소'라고 부릅니다. ...

미소의 맥락을 살펴보면, 이들이 웃을 수 없는 상황, 웃으면 안 될 것 같은 상황에서도 미소를 짓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37쪽)

* 알랭이라고 알려진 프랑스 철학자 에밀 샤르티에는 "비관주의는 기질에서 나오고, 낙관주의는 의지에서 나온다"고 말했는데요. '비관주의는 기분의 문제이고, 낙관주의는 의지의 문제' .. 이 철학적 관점은 의지가 중요한 요소임을 의미합니다. (39쪽)

* 층별로 다른 재료와 스타일을 사용함으로써 콜로세움은 더욱 아름답고 독창적인 건축물로 환성될 수 있었습니다.

콜로세움 내부의 좌석 배치는 로마 사회의 계급과 신분에 따라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배치는 사회적 계급과 지위에 따라 관람객들을 분류하고 각각의 위치에 배치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82쪽)

로마를 몇 번 갔어도, 겉모습만 봤는데 콜로세움의 속살을 여기서 본다.

*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문화적 창조성과 비평적 사고의 중심지였습니다. 예술가와 문인들이 이곳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을 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환경이 형성됩니다. 이러한 문화활동은 피렌체를 르네상스의 새로운 정신의 중심지로 만들어주었습니다. (165쪽)

* 베르사이유 궁전은 바로크 시대의 신도시이기도 합니다. 자연과 주거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생활양식을 제시한 근대적 사례입니다. 건물의 광활한 복합구조는 자연과의 상호 작용을 반영하며, 건물과 대지가 하나의 조화로운 통합체로 다루어집니다. (243쪽)

* 1919년 개교한 바우하우스의 초대 교장으로 취임한 그로피우스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위협받은 인간 정서와 본질을 '장인과 예술가 사이에 오만한 장벽을 만드는 계층의 구분이 없는 새로운 제조자 커뮤니티'로서의 바우하우스를 통해 회복하고자 했습니다. (304쪽)

... 바우하우스는 오늘날 '유럽의 모든 디자인과 건축 운동의 원천'이라 칭송받으며 아직까지도 전설적인 위상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바우하우스가 대표하는 미니멀리스트 모더니즘의 엄격함, 건축을 포함한 새로운 예술과 디자인적 실험들은 '무無에서의 창조' 혹은 마법처럼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이들은 독일의 역사적 흐름 가운제 덩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직면했던 삶의 상황들에서 만들어진 결과물로 존재합니다. 결국 삶의 흔적인 것입니다. (311쪽)

* 그 코르뷔제는 일생 동안 창조적 예술가와 투쟁가의 역할을 했습니다. 그의 작품과 이론은 혁신적이며 독특한 아이디어로 가득했으며, 그의 현대 건축 미술, 문학 들 다양한 분야에서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 그에게 건축 행위란 ... 과거와 현재, 기억과 지각을 조합하여 새로운 이미지와 경험을 창출하는 예술적인 행위여야 했습니다. (325쪽)

 

 

에필로그에서 작가는 어떤 시대의 건축과 예술이 마음에 울림을 가져오는지 묻는다.

신 중심의 사회, 암흑기라고 하는 중세에 끌린다. 르네상스로 가기 전 부패와 위선이 고조된 시대. 그 안에서 <중세의 쾌락>을 읽었기 때문인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