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좋은 계절이다.
<식구> 라는 식당은 예약이 어렵다고 한다.
78세 이정희 선생님의 초대다. 4인이 만났다.
86세 문선배님을 픽업했지만 선배님도 아직 운전대를 놓지는 않으셨다.
내 나이는 잊고 사는데 선배님의 나이를 자꾸 떠올리는 건 무슨 심사인지...
저 나이에도 저렇게 멋진 모습으로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해 주기 때문이 아닐까.
이정희 선생님은 확실한 예술가다. 무용에 일가를 이뤘으면서 그림을 10동안 그리고, 이제 수필에 도전이다. 사실 수필은 도전 거리가 아니다. 그동안의 삶을 잘 정리하면 된다.
마침 살림을 정리하고 있다고 한다. 일상을 줄이고 작품 몰두에 들어가려는 준비인 듯.
작품이 될만한 철학적 화두를 꺼냈는데.. 길게 이어가지는 못했다.
햇볕을 받으며 햇볕에 관한 글을 썼다는 이야기로 시작~
처음 나온 토마토 스프는 속이 따뜻해지면서 마음까지 풀린다.
음식들은 제대로 사진을 못 찍었는데.. 멋진 그릇에 정갈한 음식이 딱 맞게 나왔다.
과하지 않고, 융숭하게 대접받은 느낌이다.
우롱차와 피칸 파이로 마무리
커피는 카페 '모아니' 에서.
세상에나~ 이 산속에 사람이 그득하다. 창가에 2인 자리에 의자를 가져다 겨우 앉았다.
햇볕을 따라 움직이게 되는 게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젊어서는 그렇게 피하던 햇볕이 아니던가.
어쩔수 없이 몸이 원하는대로 순하게 노인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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