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농장에 갔다.
앉아서 얻어먹는게 미안하던 참이다. 그래봤자 농장에 와서도 가져올 것을 따는 게 고작이다.
복숭아 옷을 입고,
올해 배는 전멸이란다.
낙과는 거름이 되려나
매실이 조롱조록 열렸다.
크고 좋은 것만 따서 한 봉지 담았다.
올해 새로 심은 바질과 비타민에 꽃이 피었다.
어린 호박은 아까워서 안 땄다.
잘 익은 보리수, 이름보다 맛은 별로
푸짐한 수확물에 감사, 감사~~
급한 성질에 어젯밤 칼로 져며 매실장아찌를 만들었다.
애도 성질이 급한지 아침에 벌써 색도 변하고 부글거린다. 하루 정도 더 있다가 푸른기가 가시면 걸러서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신화백이 다듬어 준 대파로 김치를 담았다. 양념 범벅이다.
농장에서 가져온 건 하나도 버리지 않는다.
나는 허리 굽혀가며 거둔 수고 밖에 없지만 약 안 치고 저리 키우기까지의 노고를 생각한다.
여름 배추며 몇몇은 완전 벌레집이 된 것도 있다.
오랜만에 옛날을 재현한 듯... 뿌듯하기도 하고.
'낯선 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둘레길 10 (7-1) (4) | 2023.07.04 |
---|---|
서울둘레길 9 (6-2) (0) | 2023.06.18 |
양양 1박 (2) | 2023.06.11 |
부산 2박 (0) | 2023.06.03 |
쓰시마, 쓴맛으로 시작 (0) | 2023.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