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쓰시마, 쓴맛으로 시작

칠부능선 2023. 6. 3. 17:17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9시 10분 출발한 니나호는 타자마자 울렁우렁~~

1시간 30분 동안을 화장실에서 변기를 부여잡고 휘청거렸다.

난생처음 최강 배멀미로 화장실을 오는 동안 어디에 부딪쳐 멍도 들었다. 아직도 만지면 아프다.

강력한 쓴맛을 보고 쓰시마에 입성.

시누이 부부와 우리 부부, 울산에서 온 7인, 일행이 11명이다. 오랜만의 패키지다.

신부님을 모시고 온 자매님들은 연신 하하호호 명랑하다. 신부님은 뇌경색이 두 번 와서 언어장애가 있어 이른 은퇴를 하고 자유롭게 지내고 있다신다. 말씀은 어눌하지만 내용은 야물다. 늙어서 혼자 사는 건 너무 안 좋은 일이라며 아내한태 잘하라고 한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우두머리는 강하면 안된다는 말씀도...

 

김자남, 특이한 이름의 가이드는 차분하면서 친절하다.

나이들수록 '동안'보다 '동심'을 챙겨야 한다고, 날씨나 새로운 것을 보고 반기는 마음, 동물들에게도 눈길을 주는 마음이 동심을 지닌 것이라고.... 무덤덤한 우리 팀이 새길 내용이다.

첫 번째로 간 미우다 해수욕장 - 참으로 아담하다.

가이드가 찍어준 단 한 장의 인증샷

 

첫 점심을 먹은 곳, 2층 다다미 방에 주욱~~ 앉아서 초밥과 우동

만제키바시 만관교 - 두 섬으로 되어있는 쓰시마를 이어준다.

상 쓰시마와 하 쓰시마을 잇는 다리를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서 건넜다.

덕혜옹주비

우리나라로서는 봉축할 일이 아니지만...

고종의 왕녀는 1931년 쓰시마변주 소다케유키 백작과 결혼, 딸이 있었으나 일찍 사망,

1955년 이혼 후 1961년 낙선재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 불운의 일생을 어찌 다 풀어놓을까.

저 초라한 바구니를 보니 울컥,

역사기념관이라는데 개관을 안 했다.

작은 건물이었데, 코로나 시기에 저렇게 크게 바꿔놓았다.

사무라이가 사는 동네 - 돌담을 쌓았다. 상인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돌담을 쌓지 못한다.

지독한 계급사회다.

이 골목 안에 있는 나카라이 토스이 기념관, 그가 살던 집이다.

제자를 잘 두어서 알려진 작가다. 5천엔 권 지폐에 초상이 그려진 여류 소설가 히구치 이치요의 스승이다.

토스이 작가는 춘향전을 번역하여 처음으로 일본에 소개한 작가다.

조선통신사의 행렬

'청도'라는 글은 '길을 비켜라' 로 읽으면 된단다.

노랑 초록, 이 잎새 모양은 초보운전을 나타내는 표시라고 한다.

노인차량은 노랑 주황색 잎새 모양을 붙인다고 하는데 못 봤다.

저녁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해산물 BBQ라는데, 김치 구운게 젤 낫다.

아사이맥주를 남기고...

공식 일정을 마치고 동네을 어슬렁거렸다.

남편은 쓰시만 세 번째다. 이 개천같은 풍경이 우리나라 시골처럼 좋았다나.

서점도 기웃거리고

가장 번쩍이는 건 역시 빠징코

우리가 묵은 대마호텔, 1층이 택시승강장이다.

조선통신사 200주년 기념 벽화 - 참 조촐하다.

2일차, 비가 부슬부슬 온다.

아침은 일본식으로 깔끔하게 간단히 먹었다.

에보시타케 전망대

맑은 날에는 대한해협 너머로 한국의 산들이 보인다고 한다.

펄떡이는 생선이 즉사당하다

돌아오는 배는 니나호가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미리 멀미약을 먹은 것도 잘 한 일이다. 한숨 자고 부산에 도착했다.

신부님 일행과 인사를 하고... 대뜸 울산에 놀러오라고 말하는 자매님께 활짝 웃지 못한게 걸린다.

빈말을 못하는 이것도 약점이다.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게 많은 게 동심이라는데... 사고 싶은 게 없어서 가볍게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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