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
임후남
방을 쓸다 음모를 만났다
한번 구부러져 다시는 펴지지 않는 인생 같은,
누구도 잡아당겨 펴주지 않는 인생 같은,
엎드려 있다 저 혼자 튀어나온 인생 같은,
근대 누구의 것인가, 저 음모는
누구를 향한 음모인가
방바닥 여기저기에서 솟아오르는,
치워도 치워도, 여기저기에서 튀어오르는
내 인생에 함부로 끼어드는 저 음모들은
당당한 음모들 사이에서
무안하기만 한데
분노조차 못하도록 길들어진 나는
주눅든 발꿈치 올려들고
방바닥을 쓸어낸다
'시 - 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부 / 이윤학 (0) | 2022.07.14 |
---|---|
오, 가련한 / 임후남 (0) | 2022.07.09 |
어두워지고 난 후 / 임후남 (0) | 2022.07.09 |
사이, / 임후남 (0) | 2022.07.09 |
거미 / 류근 (0) | 2022.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