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생거, 진천 1박

칠부능선 2018. 12. 24. 16:53

 

 

  택리지에 말처럼 진천이 살기 좋은 곳인지 서울에서 100킬로 남짓인데 조용하고 아늑하다.

 고속도로가 많이 밀려서 남안성을 빠져야 하는데 서안성에서 빠져나와 온 안성을 구비구비 돌고 해질녘에야 진천에 닿았다.

 백곡저수지, 연곡저수지는 진천의 젖줄인듯 넉넉하고 평온해보인다.

 가는 길에 베티성지를 만났다. 그야말로 점만 찍었지만... 성모상의 총탄 구멍을 보니 가슴이 싸아해진다.

 

 

 

 

 

 

 

 

 

 

 

 

 

                             오늘 하룻밤을 거할 곳이다.

 

 

3일 전부터 불을 넣었다는 온돌방에 거하기 전에 <주제발표>를 해야한다.

 

 

 

초면인 분들의 '양변기 직수' 와 '중국의 휴대폰 결제'에 대한 발표를 듣고. 

우리팀 대표, 노마드님의 노화와 건강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노화가 만성질환이라는 대목에서 뜨끔했다. 난 노화는 자연현상이며 병이 아니라고 우겼는데...

 

 

 

연구소 학생이 계속 난로에 장작을 태우고... 매케한 냄새와 함께 눈꺼풀이 무거워질 때

우리는 온돌방으로 들어왔다.

 

 

 

   여자사람 다섯이 함께 몸을 지진 온돌방.... 저 문이 화장실 문이다. 

이 집도 14기가 지었다는 양각이 있고, 공부의 결과물인가 보다.

이제야 뜨듯하게 엉덩이를 붙이고 산사춘과 백세주와 와인 2병을 비우고 이바구 잔치를 2시까지...

 

오늘의 뉴페이스, 유 *님의 노래를 한 곡 들었다. 원주에서 매주 서울로 레슨을 받으러 온단다.

나이들고 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투자하지 못한 게 억울해서 자신의 행복을 위해 투자한단다.

메조에 가까운 소프라노 음색이 참 매력적이다. 맘도 넓고 성격도 좋아보인다.

자기사랑으로 눈을 돌린 그녀에게 박수 보낸다.

 

 

 

        간단히 아침을 하고, 난 커피와 사과 반쪽.

        이 집의 쥔장이신 김준봉 박사의 안내로 진천 구경에 나섰다. 박학다식, 청산유수, 열정만땅이다.

        에너지가 용솟음친다고 할까. 어쨌거나 많이 듣고 많이 배웠다.

        졸지에 신세를 많이 졌다. 감사, 감사드린다.

 

 

 

 

 

 

 

김박사의 설계로 지은 건물 몇 곳과 모듬살이를 계획중인 임야까지 돌아보고...

김유신의 태실이 이곳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운전 중에도 내내 강의가 이어진다. ㅎㅎ

 

 

 

 최남선이 썼다는 김유신에 대한 글이다.

 

 

 

 

 

비구니 사찰이라는 보탑사,  입구의 큰 나무를 우러르고...

 

 

3층 탑모양의 대웅전이 특징이라는 데 들어가보니 5층이다. 너무 관광지스러운 게 감흥이 없다.

뒤쪽에 오래된 문화유산(?) 돌아봤는데... 보물을 뒤에 방치한 것도 그렇고.

 

 

 

 

 

 

 

진천 한옥성당, 단아하다.

안내한 김박사 덕분에 잠겨있는 한옥 성당 문을 열어주고,  단체사진까지 찍어준다.

 

 

 

 '나 가거든' 이 시대를 살다간 민비를 생각했다는, 노마드님의 연주를 들으며.... 

 김준봉 박사의 강의는 이어지고....

 

 

미루님에게 잡힌 내 사진

 

 

 

 

 

 

혼자 십자가의 길을 걸어봤다.

 

 

 

 

 

 

연곡저수지를 바라보며 점심을 먹었다.

 

8천원짜리 곤드레밥에 나오는 반찬이 양념이 과하지 않고 담백한, 정갈하고 깊은 맛이다.

감자전도 바로 갈아서 부쳐주니 쫄깃하고 맛나다. 얼마나 칭찬을 했던지... 늘 듣는 소리인지 쥔장은 무덤하게 받는다. ㅎㅎ

 

 

 

 

 

 

 

 

다음에 이곳을 지나면 들어가리라.  예약 필수라니 (010-3166-8231) 진천음 김유신길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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