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환바이칼 열차

칠부능선 2011. 9. 23. 20:18

하루 종일 기차를 탔다.

한겨울 끝없는 눈밭을 바라보며 달리고 달려야 하는데...

좁잡한 쿠베에서 잠을 자면서... 내가 꿈꾸던 고행의 여행이 아니다.

아쉽지만 우짜겠는가. ㅠㅠ

 

이르쿠츠크 역에서 6시 50분 출발. 슬로지얀카까지 논스톱으로 가서 기차의 머리를 바꿔 바이칼 호수를 옆에 끼고 시속 20km로 달린다. 연 인원 만 명을 동원해서 만든 39개의 터널을 지난다. 희생자도 많았단다.

바이칼 호수는 336개의 강이 들어가서 이루어진 대 호수, 전세계 인구가 40년 동안 마실수 있는 양의 물이란다. 호수라기 보다 바다 같다.

 

 슬로지앙카는 석탄을 실은 열차가 많다.

 

 

열차 안 아침으로 컵라면과 누룽지를 먹었다.

저 물통에 더운물이 있다. 

점심은 고려인 식당에서 싸온 도시락,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밥을 먹었다. 고사리나물이 맛있었다.

 

 

 

 

정차역에서 오물(생선)과 잣을 판다.  

오물(생선)을 파는 여자, 저 굳건한 표정.

 

 

 

 

 

절벽 가까이에 철로를 낸 것은 이탈리아 기술자를 데려다가 했단다.

 

 

지진을 대비한 옹벽.

 

저것이 원래 시베리아횡단열차의 머리다.

 

 

 

바이칼을 코 앞에 둔, 이런 집에서 살면 어떨까.

 

 

 

중간 중간 기차가 서고, 사람들이 우르르 내려서 20분 혹은 30분씩 구경을 한다.

동양인은 우리 뿐이다.

 

 

 

 

유일하게 1시간 30분 휴식 시간이 있는 빨라빈.

현지 여행사 사장이 생을 마감하고 싶은 곳으로 찍어놓았단다.

"사장 나이가 몇인데?"..... 하다가 입을 다문다.

....

웅덩이 물에 하늘이 내려앉았다. 한적하고 작은 마을, 바이칼 호수가 코앞에 있고, 뒤는 얕은 산으로 둘러싸였다.

모두들  그. 럴. 만. 도. 하. 다.... 고 했다.

 

 

가이드가 단풍든 이곳 풍경을 처음 본단다.

 

부지런한 러시아 남자가 수영을 한다. 그걸 찍는  남자, 또 그들을 찍는 녀자.ㅋㅋ.

 

 

 

바이칼 호수 주변의 안가(?).

고위공무원들의 귀빈 영접소라고 한다.

 

 

가기 전에 조카한테 들은 야그로는 이곳에서 기생파티(?)도 한단다.

 

 

 

나두 셀카질 한 번~ ㅎㅎ

 

 

 

 

 

 좋단다.

  

 

기차는 저만치 가서 기다리고 있다.

가벼운 트래킹도 시킨다.

 

 

 

 

기차가 끝나는 지점에서 배를 타고 리스트비얀카로 나온다.

1등석이라고 첫 배를 탈 것이라고 헀는데 우리를 밀어낸다.

자국의 단체손님이 우선이란다. 내 참~

 

 

 

저 배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늑대처럼 생긴 개가 어슬렁거린다.

아침도시락에서 남은 빵을 던져주니 빵을 물고 멀리 간다.

 아마도 새끼한테 가는 것이라며 입을 모은다.

암놈이었나.

 

 

 

 

저녁은 조용한 호텔식당에서.

창밖이 그대로 커다란 그림이다.

 

 

 

열차 안에서 들은 이 음악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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