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호생관 최북 / 임영태

칠부능선 2008. 1. 31. 18:19

 

 책속에서

 

 . 예인은 자기 안에 불멸을 길어 올리는 사람이다.

   목숨 걸고 자기 생의 바닥으로 내려가 존재의 근원을 찾는다.

 

. 필묵의 기표를 잊어야만 진경을 그릴 수 있다.

  실경을 그리는 것은 공간에 시간을 덧입히는 것.

 

. 그린다는 것은 피를 파는 일이다.

  피 몰래 뼈가 울던 날들을 이제는 바람처럼 보낸다.

  내가 놓은 세상이여, 부디 나 또한 놓아주시라.

 

. 문장에 신품, 묘품, 법품이 있듯 도화 또한 그러하다.

 신품은 태어나면서 아는 자고, 묘품은 배워서 아는 자고,

 법품은 노력해서 아는 자라 하였다.

 신품은 스스로 안다.

 

.  빈산에 아무도 없는데 물은 흐르고 꽃은 핀다.

 

 


Vincent van Gogh






Erik Satie - Gymnopedie No.1
(flute : Hubert Laws)

 

 

 * 자신의 눈을 찌른 최북과, 귀를 자른 고흐와

  자신이 작곡한 음들을 흥얼거리고 노래 부르는 순간부터
  모든 불행이 시작되었다는 에릭 사티.

  어딘가 닮아 있다.

 

  일인칭으로 쓴 <<호생관 최북>>을 만나면서 오히려 난 가라앉았다.

  하긴 지난 봄에 만난, 소설가 임영태는 최북의 광기 속으로 들어가기엔 너무도 선한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상상을 뛰어넘는 일탈과 파격을 원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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