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엘빈 토플러

칠부능선 2007. 6. 2. 22:11

 

"젊은 날의 매력은 결국 꿈을 위해 무엇을 저지르는 것"

 

"저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배울 때 생산자와 소비자를 구분해서 배웠습니다 . 그러나 이제는 다릅니다 . 이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생산적 소비자(prosumer)'가 존재합니다 . 리눅스의 예를 들어 봅시다 . 컴퓨터 운영프로그램의 소비자였던 사람들이 스스로 불만을해소하기 위해 시작한 작업이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를 위협하는 리눅스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 즉 스스로 물건을 생산하지 않는 소비자도 생산자의 역할을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 이것은 제가 이미 '제3의 물결'에서 예견했던 개념입니다 . 그러나 아직도 경제학에서는 이 개념을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



앨빈 토플러 박사는 아직 기업이나 경제학자들이 새로운 경제적 변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이나 경제학자들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경제행위에 대해 둔감하다는 것.



"예를 들어 경제학자들은 집에서 커피를 끓여 먹는 행위는 경제행위로 보지 않고 카페에서 돈을 지불하고 커피를 사먹는 것만을 경제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



'부의 미래'의 저자 앨빈 토플러 박사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3층 국제회의실에서 한국 독자 400여 명과 만났다. 인터넷서점 YES24 주최로 열린 이날 만남에서 토플러는 "이렇게 많은 청소년과 젊은 학생들 앞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영광스럽다"며 대화를 시작했다.

이날 행사는 YES24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받은 독자들의 질문에 토플러 박사가 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플러 박사는 한국이 다가올 미래에 세계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이유를 묻는 독자의 질문에 대해 "한국은 변화에 잘 적응한 역사를 가진 역동적인 나라로서 기적적인 30년을 지내왔다"면서 "30년 만에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 성장했고 이것은 다른 나라들이 100년 동안에도 이루지 못했던 일"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한국이 세계적인 주도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재벌 개혁이나 경제의 외형성장보다 관료주의를 버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공장 중심으로 경제가 운용되는 시대는 지났으며 하이테크 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이 관료주의를 빨리 벗어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학자가 될 수 있는 비결을 묻는 한국 학생의 질문에 대해 토플러 박사는 "책을 많이 읽고 세계로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토플러는 불쑥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아내 하이디 토플러 이야기를 꺼냈다. 알루미늄공장에서 노조활동을 했던 아내가 흑인과 백인이 함께 수영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회사 규칙을 바꿔버리는 것을 보고 미래는 참여하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달았다는 것.

세상의 속도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학교가 세상 흐름에 맞추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아침 일찍 시작해 밤 늦게 끝나는 지금 한국의 교육제도는 산업화 시대의 인력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이제 산업화 시대가 끝났기 때문에 교육도 바뀌어야 하며 학교마다 각기 다른 특성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즉 정해진 시기에 정해진 학교에 입학하는 식의 산업화 시대 교육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는 것.



토플러는 또 '의무교육'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의무교육이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목적에는 부합할지 모르지만, 교육 자체에는 그리 좋은 제도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는 "새로운 시대의 교육은 적당한 지식인을 대량 생산하는 식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토플러는 청소년 청중들을 의식한 듯 청소년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청소년 시절 시를 쓰는 숙모와 출판사를 다녔던 숙부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으며 지금도 숙모가 글을 쓰라며 선물해 준 사전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작가의 꿈을 꾸었기에 기자가 될 수 있었고, 변화의 시기에 기자를 하면서 미래를 꿈꾸었기에 미래학자가 될 수 있었다"며 꿈을 잃지 말 것을 주문했다.

토플러는 "젊은 날의 매력은 결국 꿈을 위해 무엇을 저지르는 것"이라며 대화를 끝맺었다.

한편 이날 네티즌의 인터넷 투표로 선정된 '2006년 YES24 올해의 책' 선정패 전달식도 함께 열렸다.

앨빈 토플러는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해 독자들에게 직접 사인한 책을 나누어 주는 행사도 가졌다.

[허연 기자] 매일경제

 

 

 

▲‘제3의 물결’, ‘권력이동’, ‘부의 미래’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먼저 감사의 말씀으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동시에 많은 독자 분들을 만나게 돼서 기쁘고, 특히 젊은 청소년들이 많이 와주셔서 너무나 반갑습니다.”


‘제3의 물결’, ‘권력이동’, ‘부의 미래’등의 혁신적 저서로 해외는 물론 한국에서도 많은 존경을 받고 있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77)가 한국의 독자들에게 던진 첫 마디다.


그는 1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한 인터넷서점이 주최한 ‘독자와의 만남’ 행사에 참석해 400여명의 독자들과 ‘부의 미래와 세계의 미래’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프로수밍이 경제 체제를 변화시키고 있다’


회색 수트에 갈색 넥타이를 맨 깔끔한 차림의 앨빈 토플러는 한국의 독자들 앞에서 차분한 어조로 그의 책 ‘부의 미래’에 대해 설명했다.


“프로수밍(prosuming)이라는 말은 실존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생산과 소비를 합쳐놓은 말이죠. 여러분은 경제학을 공부할 때 생산자와 소비자가 있고, 이 둘은 분명히 다르다고 배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80년대에 이 둘이 합쳐지면 굉장히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어가고 있습니다.”


토플러는 ‘프로수밍’을 강조하며 ‘돈을 위해 일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경제논리에 따라 살지 않더라도,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핀란드의 한 프로그래머가 ‘재미삼아’만든 리눅스가 세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세계에는 눈에 보이는 부를 창출하는 경제 체제와 보이지 않으며 측정할 수도 없는 경제 체제가 공존하고 있다”며 “우리가 일상적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정보를 올리는 일도 돈을 주고받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인 돈의 흐름에만 주목하는 경제학자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지 않지만 ‘프로수밍’은 지금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으며, 이런 ‘보이지 않는 경제 체제’가 ‘보이는 경제 체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말이다.


독자들과 ‘미래’에 대해 대화 나눠


▲독자의 질문을 듣고 있는 앨빈 토플러


이 날 앨빈 토플러와 독자 간의 대화는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진행됐다. 질문의 내용은 대부분 ‘제4의 물결’등 세계의 미래와 ‘앞으로의 한국’에 대한 것들이었다.


성신여대 3학년 박영미 씨의 “한국의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토플러는 “한국은 대량생산 기반 경제에서 서비스 기반 경제, 지식 기반 경제로 빠르게 진입한 국가”라면서 “한국이 미래에 세계적인 중심 국가가 되려면 산업시대의 틀을 벗어나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교육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또한 직장인 김태용 씨의 “어떻게 미래를 예측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며 “나는 읽고, 읽고, 또 읽는 기계(Reading machine)입니다”라고 재치 있게 답해 좌중의 폭소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 날 행사가 끝난 후 질문자들은 토플러와 기념 촬영을 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행사 참여자들 ‘영광’, ‘감격’


▲최연소 질문자, 여의도여고 2학년 최정윤 양이 청소년이 가져야 할 삶의 자세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400여명의 행사 참여자들은 시종일관 세계적인 석학의 미소 띈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몇몇 참여자들은 한 시간 내내 붉게 상기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질문을 한 사람 중 최연소자인 여의도여고 2학년 신정윤 양은 “세계적인 미래학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영광스러웠다”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훌륭한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대학생 김문정 씨도 “오늘은 정말 대단한 미래 학자를 직접 뵌 날로 가슴속에 깊이 남을 것”이라고 가슴 벅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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