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연님 생각

칠부능선 2022. 6. 4. 11:43

2일 저녁, 아들네를 다녀왔다. 

"정치 그만하고 돈이나 벌어 즐겁게 살라"고 했다. 아들은 그저 씨익 웃는다. 

아들은 계속 오는 전화를 받느라 이야기는 고사하고 밥도 제대로 못 먹는다. 

 

정치인의 아내는 '시어머니 100명'이라던 며늘에게

"이제 가볍고 기쁘게 살아라" 하며 같이 웃었다.

 

어미의 응원과 위로라는 게 순 날라리다. 

 

어제 오후 페북에 올라온 며늘아기의 글을 보니 속이 쓰리지만, 

다행이다. 저 마음이 고맙다. 

 

 

 

 

 

 

오중석 -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감사한 분들 한 분 한 분 잊지 않고 찾아뵙겠습니다. | Faceb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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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가 가까울 때까지 개표 상황을 보시고 눈물을 지으시던 분들께 죄송하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지난 몇년을 전화 한통도 챙겨드리지도 못했다. 
여든 가까운 아버지 같은 어르신은 바닥에 떨어진 명함이라도 주워다 주민들 잘 보이라고 고이 올려두고 매일 다니시느라 태양 아래 얼굴이 익었다.
선거 결과에 야속하다며 허탈한 눈물을 삼키며 당신의 두 주먹을 꼭 끌어 안고 계셨다. 
골목 슈퍼 할머니는 눈도 안보이고 몸이 너무 아파 일어나기 힘들었는데 내가 오중석 하나 찍으러 투표하고 왔으니 꼭 되라고 하셨다. 
어제 오늘, 선거기간 내내 오중석처럼 뛰어주신 분들께 어떻게 감사와 위로를 드려야 할지 힘들었다. 
남편의 낙선에는 눈물이 한방울도 나질 않았다.
대선투표 때는 아침부터 수도꼭지 튼 거처럼 오후 내내 눈물이 나왔는데...
그 날 울 거 다 울고 아플거 다 아팠던 것 같다.
선거 치르며 명함들고 뚝방길과 둘레길들을 여러번 갔다. 
둘레길 사업 선정과 사유지를 지나는 허락을 받아내기가 몇년동안 힘들었는데,
주민들이 너무 좋아하고 잘 이용한다고 얼마나 좋은지 한번 가보라고 몇번을 말했는데 이번에 돌아보니 정말 좋았다.
남편은 주민의 만족으로 자부심을 가지는 정치인이었다. 
선거운동 할때,
어떤 주민이 나보고 오중석 어차피 떨어질 걸 뭘 그렇게 열심히 다니냐 그래서 그냥 딱 말했다. 
오중석 떨어지면 동대문구만 손해죠. 
아무 진로를 정하지 않았지만 배우자로서 지금 내 마음은 홀가분하다. 새롭게 기분이 피어날 정도로. 
지지해주신 분들 어려움 속에 끝까지 함께 해주시고 새벽 잠까지 못이루고 다음날 일찍부터 허탈한 마음 누르며 천막 사무실 짐 싸고 정리해놓으신 것, 정치행보가 아니더라도 무엇으로든 갚을 길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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