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장명숙

칠부능선 2021. 11. 6. 11:30

지난 수욜 문선배님이 건네준 책이다. 출간 한 달만에 12쇄라니... 

유튜브에서 봐서 익숙한 밀라논나, 장명숙 - 70세, 

(내 눈엔 할머니가 아니지만 스스로 할머니라는 걸 부각시킨다.) 할머니의 세련된 삶과 패션을 소개하는데 배울 게 많다. 

한국인 최초로 밀라노에 패션 디자인 유학을 하고 왔고,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해외 명품을 런칭했고,

수많은 무용 공연의 무대의상 디자인을 했으며,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명예기사 작위를 받았다. 민간 외교의 역할도 잘 했다. 

더우기 일흔 살에 인기 유튜버라는 건 대단하다. 

 

 

* 내가 좋아하는 고 피천득 시인은 <인연>이라는 책에서

'위대한 사람은 시간을 창조해나가고

범상한 사람은 시간에 실려간다'고 말했다.

나는 위대하진 않지만

내 시간의 주인은 바로 나여야 한다. 

(103 쪽)

 

* 장 클로드 엘레나의 인터뷰를 읽게 되었다.

그는 럭셔리에 대한 정의를 달리했다.

"진정으로 럭셔리한 삶은 자기 자신과 조화를 이루는 삶이다.

럭셔리는 소유가 아니라 공유다.

소중한 사람과 즐거운 시간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174 쪽)

 

* "항상 위턱은 무겁게, 아래턱은가볍게."

위턱이 무겁고 아래턱이 가벼우면

입이 쉽게 열리지 않으니 말실수가 줄어들 거라는 말씀이다.

할머니의 은유법은 기가 막힌다.

"생색내지 말고 공치사하지 말거라"

"보시한 걸 망각하거라."

(195 쪽)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움베르토 에코가 

생전에 한 말이 있다.

'인간이 죽음을 뛰어넘는 일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좋은 글을 남기는 것이고

또 하나는 좋은 자식을 남기는 것이다. ' 

(261쪽)

 

 

300쪽이 넘지만 위와 같은 띄어쓰기라서 단숨에 읽힌다. 

까칠해보이지만 공유와 공생의 삶을 지향하고,

이타의 즐거움을 누리며 사는, 빛나는 70세에 박수를 보낸다. 

잘 살아왔고, 잘 사는 노년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