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지중해의 영감> 장 그르니에

칠부능선 2018. 10. 2. 11:56

 

<책 표지 릴레이> 8

 

 

 

  장 그르니에의 <섬>을 떠올리며 책장을 훑었는데 섬은 못 찾고 <지중해의 영감>을 찾았다.

 이 책은 1937년 이후에 출판하지 않고 있다가 1961년 발간, 나는 1995년에 발행한 9쇄를 읽었다.

 그러고 보니 이 책도 일찌기 내 역마살을 부추긴 게 역력하다.

 

  --- 지중해가 강요하는 선과 그 형태로 인해서 지중해는 진리를 행복과는 떨어질 수 없은 것으로 만들어 놓았다.

바로 빛의 취기가 명상의 정신을 더 끌어올리게 할 뿐이다. 이리하여 지중해는 절대의 숭배와 행동의 숭배를 같은

거리에 두고 있는 하나의 형이상학을 불러 일으킨다. 

- 서문 중에서

 

 결국 나는 지중해 섬들 - 로도스, 크레타, 몰타... 를 돌고 지중해에 몸을 담그기도 했다.

 알베르 카뮈의 '나의 스승이자 나의 가장 좋은 친구' 라는 칭송과 <섬>의 서문에 바친 찬사가 마냥 부러운 장 그르니에.

 그의 시적 명상과 묘사, 철학적 반성, 풍부한 서정으로 어떤 페이지를 열어도 눈을 반짝이게 하는 문장이 기다린다. 

 

 

 알제의 카스바

--- 내가 그토록 자주 내 마음 속에서 느끼곤 했던 그 공허, 카스바에서는 그 공허를 메꾸었다고 느끼기 위해서 하늘을 향해

내 두 눈을 들어어올리는 것으로 충분했다.

 시인이 아닌 사람은 자연이 곧 노래인 그런 곳에서 살아야 하고,

희망이 없이 사는 사람은 어떤 희망도 필요로 하지 않는 그런 곳에 머물러야 하고,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한 사람은 자신의 심장의 고동소리를 맨발로 뛰노는 어린아이의 가벼운 리듬에 맞추기 위해 여기에 와야 하리라.

 

 

 

 

 

 

 

'놀자, 책이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번에 읽히는 책 - 최장순, 박영란  (0) 2018.11.06
애도 - 허수경  (0) 2018.10.04
<마음> 나쓰메 소세키  (0) 2018.09.29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괴테  (0) 2018.09.27
<시인의 죽음> 다이 호우잉  (0) 2018.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