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문학 기행에서 만난 학정 이정희 선생님의 두 번째 수필집이다.
은은하며 단정한 모습이 마음을 끌었다.
학정님 앞에선 왠지 자세를 바로 잡아야 할 것 같은 긴장마져 좋았다.
편안하면서 속깊은 열정이 전해진다. 잔잔한 일상에 색을 입힌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인물사진의 거장 필립 할스만의 'Jumping with love' 사진전을 보고 와서 쓴 <심리적 초상> 이란 작품이 눈길을 잡았다.
바로 검색을 해보니 이런 사진전이었다.
마리린 먼로,
그레이스 케리는 뛰는 모습도 우아하네.
"우리는 성격이나 감정에 대한 표현을 절제하도록 교육을 받았다. 깊숙이 자리한 심리상태나 본성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는 점프를 시킨다. 뛰어오르는 찰나의 1초, 그 순간 우아한 여배우도 베일에 싸인 예술가도 고독한
정치인도 가면을 벗어 던진다. " - 필립 할스만
작가는 이렇게 해서 드러나는 인물의 진면목을 '심리적 초상'이라 했다. 이는 충분한 시간의 대화를 통해 대상과의
심리적 교감이 충만한 순간, 즉 대상의 마음이 열리고 본질이 보일 때 포착하는 할스만의 독특한 촬영기법을 가리킨다.
- - -
명사들을 카메라 렌즈 앞에서 뛰게 만든 그 기발하고 참신한 발상과 상상력이라니.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이
각양각색으로 점프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내내 재미있어서 많이 웃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에서도 점핑을 제법 했다.
누가 뛰라고 하지 않는데도 펄쩍펄쩍, 뛰는 이유가 이것이었나. 가면을 벗고싶은 것?
나도 모르게 거추장스러운 걸 많이 쓰고 있는 거다. 천둥벌거숭이가 내 본질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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