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동네책방에서 사온 책이다. 읽는데 한참 걸렸다. '이미지의 시대를 연 사진가 머이브리지'가 살아낸 시대를 재구성했다. 곁에서 바라본 듯, 가까운 시선으로 그의 모든 것은물론 그가 담겼던 시대상까지 세세히 들여다본다. 필연의 고리가 훤히 꿰어지도록. 아내의 정부를 죽이고 살인범이 되었으나 배심원들이 입장바꿔 생각하며 풀려났다. 그 시대상이 그려지는 대목이다. 너무 어린 아내, 플로라를 선택한 게 불운이다. 두 아이를 사산하고, 세번 째 아들을 낳고 정부가 남편에게 살해되고, 이혼을 요구하다 병이 들어 죽은 플로라는 스물네살이었다. 자유연애와 여권운동이 혐오의 대상이던 시대다. 작가연보가 15쪽, 각주가 41쪽에 달한다. 한 세기 전 사람을 기록함에 있어 이런 치열함이 필요하다. 숙연해졌다. 유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