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잊겠는가. 나도 흰 국화 한 송이 올리고 성호를 그었다.
스무 살 사회자의 여자여자한, 앵앵거리는, 살랑거리는.... 목소리가 걸린다.
난 스무 살때도 아니 그 전에도 저런 목소리를 내 본 적이 없다.
마냥 이쁘게 들어줄 수도 있는 귀여운 목소리가 오늘, 이 자리에서는 거슬린다는 말이다.
세월호 가족으로 구성된 합창단
사물놀이팀이 '비나리'를 하는데, 저건 귀신을 불러 비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우며 불쾌해 하는 독실한 크리스찬 여자사람.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어찌 대답해야 하는지. ~~~ 난감. 누가 좀 알려주면 좋겠다.
추모시 낭독
꽃이라 부르지 말아요/이혜민 시인
광장의 밤바람은 매웠다. 봄옷을 입은 사람들 덜덜 떨고... 마음도 몸도 몹시 추웠다.
혜민'씨의 추모시 낭송을 끝내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순남시레기'에서 뜨듯한 국물이 급해서 전골과 파전, 노을구름 막걸리를 시켰다. 영옥씨와 둘은 비주류, 혜민씨와
가볍게 한잔하고... 반가운 얼굴 만난 것으로 무거운 마음을 누른다.
하늘 위에 나라가 있는지, 있겠지,
없어도 그만이지만, 있다고 믿고 사는 것과 없다고 믿고 사는 삶은 완전히 다른 삶이라는 오래 전 강론 말씀이 뜬금없이 떠오른다.
낭패볼 일 없도록 있다고 믿고 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