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시간의 힘, 핏줄의 힘

칠부능선 2017. 3. 24. 22:04

      탁월한 사유의 시선 / 최진석

 

* 철학의 시작은 곧 전면적인 부정이고, 이것은 새로운 세계의 생성을 기약하는 일이다.

  새로운 생성이란 전략적인 높이에서 자기 주도적 시선으로 세계를 보고 스스로 자신의 나아갈 길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 사思-

  기존의 문법을 넘어 새 문법을 준비하려는 도전, 정해진 모든 것과 갈등을 빚는 저항,

  아직 오지 않은 것을 궁금해하는 상상, 이것들이 반역의 삶이라면 철학을 한다는 것은 반역의 삶을 사는 것이다.

 

* 덕은 자기를 자기로 만드는 힘, 덕이 온전해졌다는 말은 자기를 자기로 만드는 이 힘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상태가 바로 '태연자약泰然自若, 기세 없이 기세를 갖는 상태다.

 

* 시視- 관찰과 몰입

  어떤 대상을 집요하게 관찰할 때, 그로써 대상이 이전과 다르게 보일때 우리는 생소함으로 깜짝 노랄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때 비로소 대상과 나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형성된다.

 

  읽으면서 접아둔 페이지로 책이 부풀었다. 실천은 어렵겠지만 귀에 담을 말들이 많다.

  노자와 장자를 많이 인용했다. '장자'를 다시 읽어야겠다.

        전에 읽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 보다 더 촘촘한 느낌.

        기존의 글에 반역하라는 데... 저항없이 귀에 쓰윽 들어온다. .

 

 

 

   봉식이의 딸기 / 이귀복

 

  돌아가신 분의 책을 받다니.. 가슴이 철렁했다.

  이귀복 선생의 딸이 엄마의 미발표작과 대표작을 묶은 책이다.

  나랑 나이는 별 차이 없지만 문단에서는 한참 선배다.

  알게 된 시간은 얼마 안되지만 열정이 대단하고 소녀풍의 환한 모습, 솔직하고 담박한 심성으로 기억한다.

  분당수필 출판기념회에 외동딸과 함께 온 모습이 떠오른다.  

  딸이 엄마를 이렇게 기억해주니 천상에서도 행복하겠다.

 

 

             

 

        에고 / 박창서

     

 

 

박창서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고, 서울대 농업경제과,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농협중앙회 퇴직 후 연세대 사회교육원에서 시 창작 과정 수료 후, 2004년 《문학과비평》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발자국이 하나다』, 산문집 『신토불이 농도불이』, 『알기 쉬운 가톨릭 용어(집)』가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추천의 글

 

저물면서 더 빛나는 서쪽 하늘 풍경처럼 박창서 시인의 시에는 매순간 생의 절대성이 녹아 있다.

 ‘새로움’이라는 보편적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삶을 대하는 자세가 깊고 단단하게 스며 있다. 또한, 그의 글은 화려한 수사 없이도

충분한 메시지를 전달받게 하는 힘이 있다. 시인의 시선은 한없이 극진해져, 예전엔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사소한 일상에의 기쁨과

슬픔도 찾아낸다. ‘등이 둥근 아내를 황홀하게 바라’볼 줄 알게 되고, ‘노모께서 간직한 자신의 배냇저고리 앞에서 숨이 멎는’시간

앞에 와 있는 것이다. 빈틈없이 단정한 시인의 모습처럼 글과 글쓴이가 서로 다르지 않아 모처럼 귀한 시들이다. 진정한 감동은

언어 너머에서 오듯, 깊이 응시하지 않고서는 발설되지 못할 기척들이 고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오래 읽힐 것 같다.

—강정숙(시조시인)

 

그의 삶은 탄탄한 의지와 열정으로 실한 뿌리를 내린다. 반듯한 품성과 사철 푸르른 정신은 진솔한 신생의 언어로 피어났다.

시간을 통과해 이룬 지혜는 맺고 끊음이 엄해 높고 낮은 곳에 널리 쓰인다. 휘일 줄 아는 너그러움과 여유.

허허실실, 속을 비워 더 큰 공명에 이른 아름다운 그의 삶을 바라보며 깨달음을 얻는다.

그를 그리면 곧은 자세와 함께 대나무의 일곱 가지 교훈이 떠오른다.

세상에서 상처 받는 수선한 마음을 위로받고 그러쥔 손을 펴게 된다.

에고, 에고. 넉넉한 빈손에 향내 그득하다.

—노정숙(수필가)

 

 

 

                                     

 

 

                               오래된 인연으로 박창서 시인의 두번째 시집 <에고>의 표4를 썼다.

                               어제 시동네 모임에서 만나 조촐하게 출간 축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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