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녀의 93세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안동으로 문상을 갔다.
남편이 먼저 나서서 시누이까지 대동하고...
지난번 모임에서 딸들이 어머니 모시는 올케언니 위로차 일본 온천여행을 잡아놓았다고 했는데
어머니 상태가 좀 불안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또 어머니의 상태를 들으며... 걱정말고 다녀오라고 했었다.
사람이 떠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응급실에 몇 번씩 '모여 헤쳐'를 하고 나야지 가능한 일이라고들 했다.
그런데 그냥 이렇게 가셨다. 맑은 정신으로 이틀 입원하고 그대로...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거치지 않고 가시는게 참 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를 뵙고 올때마다 드는 그 씁쓸하고 면구스러운 마음을 대녀가 겪지 않는 게 다행이다.
칠남매 중 막내인 대녀는 많이 울어서 얼굴이 퉁퉁 부었다.
아, 안동맨들이 양반인 건 알고 있었지만 상가에서 또 남달랐다.
문상객이 들아가니 7남매가 모두 남자, 여자 양쪽으로 서서 곡을 한다. 정말 오랜만에 듣는 곡이다.
부조금을 내니 봉투 숫자대로 노란 봉투를 준다. 사양하니 이곳의 풍습이라고 한다.
만원이 들어있다. 그리고 먼곳에서 운전하고 갔다고 기름값이라며 따라나와서 또 5만원이 든 봉투를 준다.
되려 미안해지는...
먼길 따라나선 시누이를 위해서 도산서원을 들르고 안동찜닭을 먹고 왔다.
시누이는 휴게소 음식을 좋아해서 오며가며 우동도 먹고.
새로 생긴 제2영동고속도로와 원주광주 고속도로는 뻥뻥 잘도 뚫여서 당일로 400킬로 넘는 길을 운전해서 다녀왔다.
목이 뻐근하긴 하지만... 내 건강이 좋아진 듯.
오래된 상수리나무, 병든 나무를 이렇게 떠받치고 목줄을 달아 연명시키고 있다.
난 , 이런 나무가 자연스럽게 흙으로 돌아가게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죽음보다 더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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