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로그인하다>
요즘 허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침대를 뜨듯하게 해놓고 책을 몇 권 읽었다.
며칠 전에 온 수필집을 들고 드러누웠다. 머릿말을 읽으며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책상으로 건너가 의자에 반듯하게 앉아서 숨숙이며 읽었다.
지난번 문정희 시인이 한 말이 떠올랐다.
'쓴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작가는 이걸 자존심으로 갖어야 한다고.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원고료가 적다고, 투정부리지 말고 그저 쓰자고 하던 말.
문육자 선생님은 36년간 바이러스라는 병을 가지고 있고,
12년 전에 뇌종양 판정을 받았으나 수술하지 않고 그냥 살고 있다.
바리움이라는 진통제를 쓰면서...
고통을 멘토로 낮춤을 익히고, 이웃에게 다사롭게 손을 내밀 줄 알게 되어 감사한다고 한다.
꽃놀이 바람놀이도 놓치지 않고, 그야말로 호시탐탐 여행도 많이 다니며,
정기적으로 장애자 시설에 봉사도 다닌다.
그러면서
매일 로그인을 하는 일상에 경의를 보낸다.
눈부신 바다, 동박새의 핏빛 울음, 동백의 윤기나는 웃음 담아오는
나들이길도 언제나 환하라고 빈다.
현란한 글보다 진솔한 글이 다가온다.
고통이 은총이 되는 경지, 바라만 봐도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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