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속 보이는 짓

칠부능선 2014. 3. 14. 23:33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 다이아나 루먼스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

아이와 함께
손가락으로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은 덜 하리라.
아이를 바로 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아이와 하나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
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더 많이 아는데 관심을 두지 않고
더 많이 관심 두는 법을 배우리라.

자전거도 더 많이 타고 연도 더 많이 날리리라.
들판을 더 많이 뛰어다니고 별들을 더 많이 바라보리라.

더 많이 껴안고 더 적게 다투리라.
도토리 속의 떡갈나무를 더 자주 보리라.

덜 단호하고 더 많이 긍정하리라.
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사랑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리라.

 

박샘 카페에서 모셔온 글이다.

내게는 유효기간이 끝났지만, 아들 딸에게는 필요할 것 같아서 복사해다가 문자로 보냈다.

37년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니까.

재깍 답이 왔다.

"엄만 원래 알았던 거 같은데?" 아들이 보낸 답이다.

역시 아들은 배려심이 있다.

 

연년생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딸은

"태경이가 핸폰 갖다주넹. 마음으론 알아도 그게 잘 안돼. 그지 ㅋㅋ 굿나잇"

 

 

그러나, 난 다시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아이들을 다시 키운다고 해도 더 좋은 엄마가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저 미안한 마음만 더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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