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병원살이 시작

칠부능선 2009. 1. 11. 18:00

 

 

어머니를 대학병원에 입원시키고

24시간 간병인을 두고 돌아서는 뒷통수가 땡겼다.

동서와 자주 들릴 것이지만

이제 우리도 나이가 나이인 만큼 병원 잠은 못 자겠다고 했다.

그러다 우리가 병 나면 큰일이 아니냐고... 어머니께 양해을 구했다.

처음엔 떨떠름한(?), 아니 불안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그러라고 하신다.

 

어제 동서네가 가고

오늘은 아들, 냄편과 함께  병원에 갔다.

어머니의 뽀얀 얼굴이 환하다.

간병인이 하는 말이

이 할머니를 바라보면 참 행복해진단다. 복 많은 할머니라며.

어머니도 너희들이 힘들게 하는 일을 이 아주머니는 힘 안 들이고 하는 것 같아

맘이 편하다고 하신다. 역시 전문가가 다르다고...

 

참 다행이다.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지만 병원 생활도 괜찮을 듯 싶다.

어머니~ 중병이 걸려서 온 것이 아니어요.

좀더 가볍게 걸을 수 있나 알아보기 위해 온것이야요.

맘 편히 잡숫고 계세요~

이러면서 돌아 나오는데 또 찡하다.

 

중병이건 아니건

자식이 병원에 있으면 내 몸이 병이 날지언정

밤 새고 지키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씁쓸하다. 내 소행머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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