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테이 지지향, 아침에 방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흐리고 비가 살살 온다.
동네 한바퀴 걷고 8시에 문 여는 카페에 갔다.
토스트와 커피로 요기를 하고
카페 2층
헤이리 예술극장 10시 30분에 하는 영화를 보려고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다.
이 건물 3층에 30인석 예술극장이 있다.
태국영화다.
할머니의 죽음을 앞두고 벌어지는 가족이야기다.
'재산은 아들이 물려받고, 병은 딸이 물려받는다' 이런 씁쓸한 대사가 나오는 걸 보니 아직 전 시대에 살고 있는듯, 하지만 죽음을 대하는 모습, 자식들의 속마음, 엄마의 자식에 대한 마음은 같다.
태국의 거리를 보는 것도 좋았고, 소박한 인간들 꿈에 대해서도, 후손에게 남길 것이 무엇인가, 어떤 방법이 좋은가. 돈을 둘러싼 인간들의 처신에 대해서도 ..... 여러 생각을 했다.
엄마 생각난다며 우는 경화씨를 보면서 난 또 멀뚱한 내 감정이 미안스러웠다.
내 죽음은 이렇게 담담하길 바란다.
예정에 없던 예술영화도 좋았다.
장단콩두부촌에서 청국장과 콩비지, 된장으로 점심을 먹고
'콩치노 콩크리트'에 갔다. 어마무지한 규모의 음악감상실이다.
2시 10분 전에 도착했는데 앞에 두 팀이 있다.
입장료 2만원, 물 한 병을 준다.
2층, 임진강이 내려다 보인다.
비오는 자유로, 88도로, 반포대로... 길이 모두 막혀서 느림보로 왔다.
비오는 '만남의광장'에서 다시 만나 얼굴을 보고 헤어졌다. 거의 3시간 반이 걸려서 집에 당도했다.
이틀을 꽉차게 잘 놀았다. 모두 감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