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팀 6인, 월하오작 더하기 혜숙씨다. 차 두대로 9시 30분 출발, 오래 전에 잡아둔 파주 출판단지를 향했다. 최 동지가 현대수필에 '동네책방기행'을 연재하면서 알게된 곳이 너무 좋아서 우리를 이끌었다.
북유럽 어느 도시에 온듯, 이국풍이다.
첫 밥은 토속적으로, 곤드레밥에 찬도 모두 입에 맞았다.
차를 마시고
예전에 혼자 듣기 아까웠다는 <열화당>으로
입장료 1만원이 아깝지 않은 순도 높은 설명을 듣다.
예약해둔 숙소 '지지향'으로 체크인, 어마무지한 책들의 고향이다.
바닥에 있는... 말씀
구석구석 책이다.
가방만 놓고 나와서 20분 거리에 있는 헤이리마을 황인용뮤직스페이스 <카메라타> 에 갔다.
너무 세련된 간판이라 못 보고 좀 더 가서 차를 세웠다. 입장료 15,000원에 차를 준다.
2층에서
3층
한 시간 반 듣고 일어섰다. 벌써 어둑살이 내렸다.
숙소에 돌아오니 이용할 수 있는 곳은 '문발식당'뿐이다. 오삼불고기, 돈가스, 새우튀김... 맥주, 소주를 시켰다. 소맥을 말아 건배를 하고 음식을 조금 먹었는데... 배가 싸르르르.... 아팠다. 아니 뒤틀리며 아팠다.
혼자 숙소로 와서 모두 쏟아내고 가벼워졌다.
늦게 마신 에스프레소 때문인가, 너무 오랜만에 마신 소맥과 튀김을 속에서 거부한건가... 몸이 노후된 티를 낸다.
정신을 차리고 방을 둘러보니
리영희 선생님 저작집 12권이 있다. 혼자라면 한 권이라도 밤새우고 읽으련만...
1권 머리말
마지막 권 머리말
마지막권 초입인데... 마음이 저릿하다.
오래 전 중국호남성문학기행을 함께한 리영희 선생님 사모님 모습이 떠오른다.
조금 읽고 있는데 동지들이 캔맥주와 소주, 안주를 사가지고 왔다. 난 위스키 작은 걸 가져왔다.
속을 비웠으니 폭탄주를 만들어 두 잔 마셨다. 취기는 오지않았다.
각자 자기가 원하는 술을 마시며 늦게까지 이야기했다. 술이 약해졌다. 명색이 '월하오작'인데...
우리의 이야기는
세수하며 손에 받은 물처럼 흘러내려갔다. 마음을 풀어놓은 것으로 소임을 다했다.
세 명씩 한 방에서 잘 잤다. 적당히 쾌적하다.
오래된 벗들의 자연스러운 배려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