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춤> 창간 47주년

칠부능선 2023. 3. 20. 20:31

(237) 현대무용가 이정희 제40회 서울무용제 개막 초청작 인터뷰 - YouTube

현대무용가 이정희 선생님이 수필반에 오셨다.

자료를 보니 내 20대에 무대 공연도 보고, 거리 공연도 봤다.

멋진 분이다. 지금도 그때도.

수필반에서 내가 배울 선생님이 또 늘었다.

80년도 뉴욕에서 이런 포스터라니...

광목과 청바지를 뒤집어서 직접 만든 옷이라고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뉴욕 소호거리의 단독 공연이다. 놀랍고 멋지다.

  편집이 크게 바뀌지 않았고, 읽을 거리도 많다. 

 

​     

 

<춤> 2월호, 이정희 선생님 대담에 밑줄을 친다. 글쓰기는 물론 모든 예술에 해당되는 말이다.

* 나는 현대무용의 핵심을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신이란 시대의 정신입니다. 그것이 예술가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어느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가 작품을 만드는 셈이에요. 그래서 작품은 시대의 산물이죠. 내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서 춤이 만들어지면서 내가 사는 시대를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가령 1980년대의 춤이라는 것은 춤이 그 시대를 말해주고 있다는 뜻입니다.

....

<살푸리80>은 광주민주화운동의 강렬함이 나를 자극했는데, 그때 가장 근원적인 감정은 슬픔이었습니다. 그 슬픔은 아픔에서 비롯된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 아픔은 바로 우리의 비극적 사건이 주는 고통이었습니다.

....

감정은 삶과 분리되지 않아요. 그리고 삶이란 지금 이곳의 시공간, 시대에서 형성되는 것이고요.

* 나는 포스트모던댄스의 이념을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디서든 춤을 출 수 있다, 누구든 춤을 출 수 있다, 무엇이든 춤이 될 수 있다.' 나에게 '한국 포스트모던댄스의 개척자'라는 타이틀이 붙은 까닭은 포스트모던댄스가 지향했던 이념을 이해하고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련의 야회춤 거리춤을 통해 포스트모던댄스의 진정한 의미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1980년대 여전히 한국에서 지배적이었던 모던댄스를 혁파했던 것이죠. 그 이전에는 없었던 작업이고, 내가 처음이었습니다. 시작은 1984년 <봄날, 문밖에서 춤>이었습니다. ....

1990년 <거리의 춤>은 마라도, 독도까지 갔어요. <거리의 춤>은 우리나라 아픔이 서려 있는 곳에서 추어진 춤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야외의 춤들은 제주도에서 강원도까지 마치 국토순례처럼 전국을 순회한 춤인 셈이죠.

* 예술은 영혼을 터치하는 것이라고 할까요, 무엇보다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해요. 그 감동은 기술이나 기법보다 진정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춤에서 새로움이나 독창성은 그저 그전에 없었던 새로운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적 감성에 맞는, 즉 동시대인들을 감동시킬수 있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법에 있다는 것이죠.

<춤> 잡지가 47년이 되었다니... 2010년 8월호, 오랜 기억을 소환한다.

어떤 연유로 이 잡지에 청탁을 받았는지 생각이 안나는데 어찌 이 잡지가 남아 있다.

다시 보니 청탁을 위해 이 시를 쓰던 시간이 떠오른다.

해오라비 난초는 순성이네 화원에서 감탄하며 보던 꽃이다.

'춤이야말로 몸시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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