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시간
이윤학
지척에서 보았던 그 사람 얼굴을 잊고 살았다
고개를 들고 바라본 그 사람 눈동자
고운 입김으로 그 이름 부르기 위해
겨울 산 정상에서 흐흡을 가다듬었다
새벽하늘은 망설임의 통로를 헤매다
발견한 그 사람의 확대된 눈동자였다
그 사람 이름 속으로 불러보면
소멸한 은하가 다시 태어나
뜨거운 피가 돌고 설렘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눈물이 번지지 않는 혹한의 시간
글썽이며 흩어진 별들의 파편을
그 사람 눈동자로 돌려주기 적당한 시기
수편의 별들이 수직의 별들로 바뀐 시간을
거슬러 그 사람에게 돌아가기 적당한 시기
이 세상에서 살기 불가능한 별들을
그 사람을 닮은 새벽별들을
그 사람의 눈동자에 파종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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