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책을 읽으며 메모해 둔 책을 샀는데, 내게 비해당 품목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장사라는 것, 그것도 음식장사라는 건 염두에도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슬슬 읽고 보니 이게 장사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심지, 마음이 어디에 있어야 성공하는가, 하는 것에 이른다.
오래전 나도 장사라는 걸 5년간 해봤다. 유명의류의 할인점이라서 특별히 그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라 큰 어려움은 없었다. 더우기 절친과 함께 하는 일이고, 엄청 비싼 옷을 50% 이상 할인해서 파는 곳이니 재미도 있었다.
그때, "보람된 하루~"를 흥얼거리며 집으로 향할 때 드는 생각은 '음식을 파는 건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었다. 상할 염려도 없고, 100% 본사에 반품이 되니 우리는 안정빵이었던 거다.
IMF가 오면서 덩달아 그만 두었지만, 장사를 하던 그 5년에 감사한다. 5년, 딱 좋은 시간이었다. 그때 우리가 성공한ㅋ 이유도 옷보다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설픈 나보다 적극적인 친구의 공이 크기도 하다. 다시 못 올 그리운 시간 안에 장사하던 시간이 떠오르는 걸 보면 확실히 성공인 거 맞다.
그 후 근사하게 차려놓은 식당이나 카페를 가서 손님이 없으면 은근 걱정되는 마음이 생겼다.
오래된 식당, 대대로 이어오는 식당에는 다 이유가 있다. 올곧은 정신으로 정직한 정성이 바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를 잇는 식당 27곳을 소개했는데, 내가 가 본 곳은 거의 없다.
예전에는 내가 안 만든 음식이 모두 맛있었는데, 요즘은 내가 만든 음식도 맛있어서 과식을 한다. 이런 지경이라니...
친절하게도 책 뒤에 이 노포들의 위치와 전화번호까지 있다.
언젠가 밥하기 귀찮아질 때 이곳을 순례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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