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수현

칠부능선 2020. 11. 7. 15:04

책 표지에 '100만부 기념' 이라고 써있다. 세상에나..

2016년 11월 28일 1판 1쇄를 찍고, 2020년 7월 24일에 267쇄를 찍었다. 

 

김수현은 

진지하지만 심각하지 않은 사람.

밝지만 가볍지 않은 사람.

미술학원에 다닌 적은 없지만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문과와 디자인 중간쯤에 있다가,

지금은 일러스트를 그리고 글을 쓴다.

<100% 스무살> <안녕 스무살><180도>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를 펴냈다.

 

앞 날개에 있는 작가소개를 보니 서른 살 정도 되지 않았을까. 

이렇게 많이 팔린 이유를 생각해 본다. 

솔직하다. 

정직한 통찰이 있다.

문장이 쉽다. 

읽다보면 나도 괜찮은 인간이다.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든다. 

성공하려고, 남에게 잘 보이려고, 착하려고... 애쓰지 않고, 더불어 흘러만 가도 괜찮은 인간인 거다.

보통사람이 보통사람에게 보내는 응원과 위로다.  

  

*내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을 것

*인생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않을 것

*주눅 들 만큼 겸손하지 말 것

*개인의 취향을 가질 것

*충분히 슬퍼할 것

*불안하다고 무작정 열심히 하지 말 것

*인생에 여백과 바보비용을 둘 것

*완벽하지 않음을 사랑할 것

*어른으로 살아갈 것

 

현실을 야무지게 직시하며 권하는 구절들이 뜨끔하다. 

지혜는 살아온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

생각없는, 아니 속이 덜 찬 젊은이와 그냥 꼰대가 되어가는 어른에게 자세를 바로 잡게 한다. 

'나는   로 살기로 했다.'  과제를 남긴다. 

 

나는 자연스럽게 살기로 했다.

나는 작가로 살기로 했다.

나는 헐렁하게 살기로 했다.   

 

 

*애도란 마음의 저항 없이 충분히 슬퍼하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고통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억지로 외면하거난 억누르고

혹은 자신의 마음을 미처 이해하지 못해 자기 자신에게 슬퍼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프로이트는 충분한 애도를 하지 못했을 때, 우울증이 생긴다고 했다. (143쪽)

 

*괜히 모르는 사람을 도와주다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엄마에게

엄마가 더 나이 들면, 그땐 나 같은 사람들이 엄마를 도와줄 거라 말했다. (224쪽)

 

 

*10번 중에 6~7번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하지만 10번 중에 10번 행복하려 한다면, 그것 강박증이다. (242쪽)

 

*피천득의 <장수>라는 글에서

"기계와 같이 하루하루를 살아온 사람은 팔순을 살았다 하더라도 단명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매일 비슷한 패턴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무수한 가능성과 다양성을 압축해버리는 일이고,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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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은

손에 있는 생면선을 팔목까지 연장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는 일이다. (2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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