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의식의 강>

칠부능선 2019. 8. 19. 11:05

 

  올리버 색스는 1933년 런던 서북부의 독실한 정통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열여덟 살이 되었을 때

 자신의 성 정체성이 동성애자란 사실을 알았다. “혐오스러운 것. 너는 태어나지 말아야 했어.”

 가족에게 이해받지 못한 색스는 미국으로 건너가 컬럼비아 대학에서 신경정신과 임상 교수와 신경정신과 의사로 활약하면서

 

 인간의 뇌와 정신활동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와 사례를 담은 책들과 소설을 썼다.

 빼어나게 아름다운 글로 ‘의학계의 계관시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의식의 강>은 올리버 색스가 남긴 마지막 에세이다.

  찰스 다윈의 꽃의 의미로 시작해서 식물과 동물의 정신세계, 우리가 몰랐던 프로이트의 주장들, 기억에 대한 진실,

  편두통을 일으킬만한 의학 문헌들이 등장하고, 처음 듣는 투렛증후군, 심경병터... 의사로서 쓴 글들과 

  환자가 되어  쓴 글이다.   

  병석에서 교정을 보면서 머리를 책상에 찧어가면서도 연필을 잡고 있는 모습을 그린다. 그럴 수 있음에 감사하는 그 마음도

  전해진다. 통달한 듯한 유머를 놓지않는 그의 새로운 글이 그리울 것이다.

 

  *나는 범상치 않고 심지어 기이하기까지 한 환각지에 관한 스토리를 종합적으로 정리하면서 "지금껏 환자들에게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라는 내 주치의의 말에 연민을 느꼈다. 그가 환각지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던 것은 그 증상이

  드물어서가 아니었다. 환각지란 신경 손상이나 부동성으로 인해 고유감각과 기타 감각피드백이 상당 부분 손상될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 현상을 기록하여, 사람들의 의식 속에 신경학적 지식으로 자리 잡게 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이유는

  뭘까? 그 비밀은 암점에 있다.  ....

 

  이 어려운 일을 생각하니 김신용의 시 <환상통>이 떠오른다.

  사고로 잘린 팔이나 다리가 아프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 혼자만의 경험을 타인에게 어떻게 전달하겠가. 

  詩가 아니고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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