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우리의 여름을 기억해 줘>

칠부능선 2019. 8. 11. 15:38

 

 

  노동현장소설을 쓰던 이인휘 소설가의 특별한 신작 소설이다.

  열여덟 살 '산하'는 티비 뉴스에 스치는 그림에 꽂힌다. 그 그림을 찾아 뉴스에 나온 산골 마을을 찾아간다.

  산골 마을에 사는 신비한 소년 '정서'를 만나고 그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어린 나이에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정서는 참혹한 기억을 스스로 삭제되면서 일상의 틀이 무너졌다.

  바람과 대화하고 작은 생명들의 소리를 들으며, 자연의 품에서 회복하고 기운을 얻는다.

  ....

 

  한 편의 동화를 본 맑은 느낌이 스미지만, 현실은 태양광 설치를 위해 멀쩡한 산에 오래된 나무를 베며 자연의 재앙을 예고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읽어내고 싶다.

  정서가 산에 올라 북을 둥둥둥 치지 않고도 소통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작가의 말에  '돈 귀신'에 사로잡혀 죽어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썼다는데, 전에 만나서 들은

  무당할머니의 신묘한 능력, 산에서 얻은 지혜들, 불평등한 사회에서 서로 증오하게 만드는 인간군들이 훤히 그려졌다.

  단숨에 읽힌다. 가뿐하게 읽었지만 그 여름의 초록 여운이 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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