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문상을 다녀와서

칠부능선 2009. 7. 31. 21:21

 

 

  온양 큰댁에 당숙님깨서 올해 90세로 먼길을 가셨다.

위독하다는 말씀 듣고 서울 병원에 오셔서 문병 다녀온지가 10 여년은 족히 되었는데,

이제사 돌아가신 거다. 온전히 자리 보존한 것이 4년 되었다고 한다.

 

 내가 시집 가서 처음 아버님 사촌계에 간 것이 이, 온양 큰댁이다.

마당 넓은 한옥에 정갈한 음식하며, 두 분 인품이 참 좋아보였다.

그 후 집집마다 돌면서 치르던 아버님의 사촌계는 몇 해 지나 음식점으로 돌더니...

이젠 모두 연로하셔서 그만이 되었다.

 

  91세인 당숙모님은 병수발로 기진하신 모습이었는데, 오늘 뵈니 맑은 얼굴이다, 

어제부터 장례식장 바로 옆 방에서 잡숫지도 눕지도 않으신다.

앉아 계시는 모습이 아직도 기품이 있으시다.

내가 손을 잡고 곁에 앉으니 가서 뭐 좀 먹으라며 등을 떠민다.

무척이나 힘드셨을텐데... 아직도 아쉬움 가득한 얼굴인 것이 신기하다.

참 잘 살아오신 분이 가시는 길이 힘들어서 면구스러웠다.

 

 당숙모님의 남은 시간이 평화로우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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