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515

희망등록 - 기증

미숙이가 떠난지 일년이 다가온다. 미숙이 동생 진호에게서 톡이 와서 이런 사이트를 알게되었다. 늘 있던 마음이라 번개로 추모글을 올리고 온라인으로 장기 몽땅, 기증 등록을 했다. 옆에 있던 남편이 자기도 등록해 달란다. 어쩌면 나 보다 더 쓸게 있을 수도 있다나. 이건 가족동의도 필요치 않으니 간단하다. 시신기증에는 가족 2명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김미숙 미카엘라 너는 일찌기 하늘에 가까운 영혼이었지 쌓는 것보다 나누는 삶의 기쁨을 알았지 아픈 몸으로 더 아픈 사람들 손을 잡아주었지 멋쩍은 몸짓 수줍은 미소로 어둔 곳을 밝혔지 너의 맑고 선한 눈이 세상에 남아 못 다 나눈 구석까지 밝힐거야 그곳, 천상의 앞 자리는 부디 양보하지 말길 미카엘라 천사님 (친구 노정숙) 미숙아~~ 진호 꿈에 나타나서 "그렇..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 최승자

책을 읽기도 전에 표지 사진에서 '헉' 숨이 막힌다. 오래 묵혀두었던 산문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것 같다.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자니 웃음이 쿡 난다. 웃을 일인가. 그만 쓰자 끝. 전문 * 다시 젊음이라는 열차를 20대 중간쯤의 나이에 벌써 쓸쓸함을 안다. 깨고 나면 달콤했던 예전의 쓸쓸함이 아니고 쓸쓸함은 이제 내 머릿골속에서 중력을 갖는다. 쓸쓸함이 뿌리를 내리고 인생의 뒤켠 죽음의 근처를 응시하는 눈을 갖는다. 어떤 거대한 힘에 의해 보이지도 않게 조금씩 망가져가고 있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1976) (13쪽) *유년기의 고독 연습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이성 간의 정신적인 순수한 사랑이라는 것에 눈떴다. 그리고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나도 어서 커서 아름답고 그리고 (..

놀자, 책이랑 2022.01.07

걷는 독서 / 박노해

외국 서점에서 부러워하던 책이 있다. 작으며 고급집 장정의 책들, 악세서리 같은 이쁜 책들... 박노해의 , 크기는 작지만 아주 통통하다. 천으로 된 하드 장정과 색이 멋스럽다. 명상을 부르는 사진과 아포리즘 문구와 영문까지. 마음에 콕콕 박힌다. 중딩이 되는 시경이 한테 줬다. 한글과 영어를 소리내서 읽으라고. 그렇구나, 누군가에게 혼난 일이 생각나지 않는다. 불쌍타. 신독, 신독, 신독......... 그럼, 그럼~~ 숨겨둔 송곳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숨은 보석도 빛이 더 난다. 욕심까지 가지 않으려면 슬렁슬렁~~ 요즘 내 버전이다. 이크, 뜨끔하다. 자꾸 많은 책을 탐하고 있다. 저런 경지~~ 침만 꼴깍, 삼킨다. 그럼, 그럼~~ 무엇이건 본질에 충실하기. 좀 두려운 말이다. 불행을 불행이라 인정하..

놀자, 책이랑 2022.01.03

도란도란 강릉 이야기 / 최현숙

첫 번째 간 여행에서 알게 된 강릉의 최현숙 작가는 왠지 '진국'같은 느낌이다. 오래 보진 않았지만 그의 책 세 권을 읽고 그런 믿음이 간다. 강릉문화재단에서 후원을 받아 만든 책이다. 강릉의 먹을거리와 문화재, 방언, 민속을 소개한다. 색연필 그림은 각이 서지 않아서 푸근하다. 사실적으로 그렸는데도 상상을 자극한다. 다정한 눈길과 따뜻한 그림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냥 순한 초딩 (이건 옛날 초딩)의 마음이 된다. 마냥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몰랐던 것이 참 많다. 1부 그리움의 맛 - '지누아리'가 뭔지 모르지만 먹어보고 싶다. 2부 여인의 손길 - 가지고 싶은 건 없다. 바라보는 것으로 다 좋다. 여인들은 섬세한 손길로 셀프 마음을 다독였으리라. 3부 이야기 꽃피는 문화재 - 다음 강릉행은 더 풍..

놀자, 책이랑 2022.01.02

새해 첫 날, 둘째 날

어제와 같은 해가 뜨건만 우리는 새 해라며 마음을 다진다. 난 늘 '결심도 없고, 후회도 없다'고 혼자 덤덤히 지낸다. 그래서 인사 문자 같은 건 보내지 않는데... 오는 것만 답신을 보낸다. 어른에게 오는 건 황송하게 또 후배들에게 오는 건 겸손한 마음으로 답하며 내 무심을 일깨운다. 사실, 무심에 반성은 없다. 1월 1일이라서인지 아들 며늘이 11시 전에 와서 2시경에 갔다. 떡 만두국과 청국장, 밥도 조금, 녹두빈대떡.... 있는대로 상을 차렸다. 며늘이 사진을 찍더니. 친정에서는 떡국 먹자, 하면 딱 떡국과 김치만 있는데 진수성찬이라고 한다. 이런 게 어른 모시고 산 흔적이다. 언제든 늘어놓을 반찬이 있다. 며늘이 아트페어에서 이 그림에 홀려서 샀다고 한다. 그리고 이 작가의 구쯔, 탁상 카렌다를..

하느님 사랑 안에서

오래 전 인연이다. 친구, 자임이 성가대할 때 단장을 하시던 제노비아 형님 댁을 함께 갔다. 양지 '삼성 전원마을'이다. 신부님의 어머니시다. 젊어서는 오랫동안 기타 학원을 운영하셨단다. 작사 작곡도 하신다. 요즘 티비, 유투브에 작곡하신 노래를 직접 부른다. 82세인데 골프, 운전을 하신다. 이사한 지 1년 안 되는 이 집은 보자마자 맘에 들었다고 한다. 전원마을 단지가 이미 조성되어 있고, 집은 모두 다르게 주인들 개성껏 지었다. 봄이면 황홀하게 이쁠게다. 구석구석 아기자기 어쩜 이리 이쁘게 꾸몄을까. 볼거리가 많다. 곳곳이 기도소다. 2층 신부님이 쓴다는 음악실, 작사 작곡을 하신다. 지난번 프란치스코 교황님 오셨을 때 자작곡을 불렀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

<The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

일 년 결실이 나왔다. 네 번째다. 널리 읽혀지기를. 책소개 독자의 시각과 취향 모두 만족시킬 예술성과 문학성 뛰어난 수필 60편 2022년 수필문단에서 주목해야 할 빛나는 수필가들의 수필 60편을 만날 수 있는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이 출간되었다. 이혜연 선정위원은 「발간사」에서 “『The 수필 2022』의 작품 선정에는 기존의 블라인드 방식 외에 선정위원이 추천한 작품에 자기 점수를 매기지 않는 채점 방식을 추가해보았다. 조금이라도 더 공정한 평가를 하기 위해서였다. 심사를 거듭할수록 심사하기가 어려워진다. 공정이라고는 했지만, 위원 각자의 시각과 취향이 다르니 선택이 완벽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평점에 편차가 커 동점자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었지 싶다. 동점을 얻은 작품..

놀자, 책이랑 2021.12.29

린 파인 아트겔러리 카페 - 서종

1 1시에 우리집서 모여 한 차로 서종을 향했다. 가는 길에 기막히게 맛있다는 칼국수집에서 친구가 점심을 사고.... 맛있는데 너무 양이 많다. 겔러리 대표의 작업실이기도 한 서종 겔러리에 왔다. 지난 번 우리집 모임에서 린 작가의 그릇에 반해서다. 작가에게 비구상 그림을 자꾸 설명해달라고 한다. 애영씨의 독특한 성격이 나온다. ㅋ 배부르다면서도 커피 두 잔에 와풀 케잌까지... 허브차 좋다고 하니 허브를 안겨준다. 거금 투척~~ 실실 웃음이 나온다.

메리 크리스마스~

토욜, 승진네가 왔다. 태경이 학교에서 받은 선물이란다. 누군 유치하다고 했지만 태경인 열심히 팔목에 감고 있다. (이건 내 팔목) 태경 담임선생님께 받은 선물이란다. 선생님이라서 착하단다 카드 마술을 유툽으로 배웠다고 시경이가 나를 네 번 놀라게 했다. ㅋㅋ 컴 바탕화면을 거꾸로 돌려놓고 웃기기도 하고. 시경이도 내년에 중딩이 된다. 저녁을 먹으며 남편은 화이트와인 병 반, 딸과 나는 레드와인 두 병 반, 사위는 소주 3병. 모두 비경제적인 주량이다. 난 기별도 없는데 승진인 좀 취하고, 취하니 목소리 높아지는 건 유전인가 보다. 연년생 아들 둘 키우느라 어리버리 순둥이가 '깡패'가 다되었다. 사위까지 '아들 셋'이라나. 게다가 길냥이 두 마리까지. 아, 학원과 과외 선생도 한다. 태경 "저 중2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