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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회 중앙시조대상 / 강정숙 시인 수상

강정숙 시인 제43회 중앙시조대상 수상​​국내 시조 문학상 가운데 최고 권위로 꼽히는 중앙시조대상 제43회 수상작에 강정숙 시인의 ‘저녁의 나무 도마’가 선정됐다. 중앙시조신인상 수상작으로는 정지윤시인의 ‘중력엔 그물이 없다’가 뽑혔다. 등단 무대인 제35회 중앙신춘시조상은 ‘평원을 달린다’를 쓴 김보선 시인에게 돌아갔다.​중앙시조대상은 등단한 지 15년 이상 된 시조 시인 중 시조집을 한 권 이상 펴내고 한 해 5편 이상을 발표한 이가 후보 자격을 갖는다. 중앙시조신인상은 등단 5년 이상 10년 미만이며, 한 해 5편 이상을 발표한 시조 시인이 후보다. 중앙신춘시조상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매달 열린 중앙시조백일장 입상자들로부터 새 작품을 받아 그 중 최고작을 가리는 연말 장원 성격이다.​올해 시조..

백년의 고독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난 주말에 네플릭스에서 8부작을 봤다. 연속~~ 새벽 3시까지.책으로 읽을 때 엉키던 이름이며, 환상을 따라가지 못하던 내 상상력이 너무 쉽게 풍경으로 펼쳐졌다. 차례를 순차적으로 바꿔서 이해도를 높였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게 아닌데.... 바로 책장에서 오래 전에 읽은 군데군데 접혀진 책을 꺼냈다.영화는 1권의 마지막까지 안 가고 끝을 냈다. 정치적인 메시지만 전한 듯, 뭐. 영화만 두고 본다면 그것도 괜찮다. 모두 읽고 나니, 영화의 다음편이 기대된다. 어려울까? 영화는 19금이지만 2권에는 더 지독한 사랑, 아니 사랑이란 말은 너무 순하게 느껴지는 열정이 난무한다. 파멸로 치달을 수 밖에 없는 과열.  생소했던 라틴아메리카 문학, 콜롬비아 産 마르케스는 1967 을 발표..

놀자, 책이랑 2024.12.17

푸른 들판을 걷다 / 클레어 키건

북스테이를 한, 동네책방 에서 내가 을 고르니까 대표가 추천한 책이다. 요즘 하는 독서모임의 자료라고 한다. ​클레어 키건의 단편소설 일곱 편이 실렸다.현대적인 배경인데도 아일랜드의 정서가 보인다. 지독한 가부장사회의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와 설화를 바탕한 현실 너머를 바라보는 몽환적 풍경이 그려진다. 여기서도 여자들이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부단히 일어서고, 머물지 않고 떠난다. 이 짧은 소설들도 거슬러 다시 첫장을 어슬렁거리게 된다. 많이 궁글려서 걸러낸 글이다. 비열한 산림관리인이 데려온 개, 리트리버에게서 지혜를 배워야 할 판이다.​에 '강아지는 키운 방식 그대로 개가 된다'는 문장이 나온다. 그 관습을 극복하려는 의지, 아니 그걸 힘으로 작동시키는 의지가 펼쳐진다. ​​* 당신도 맨 처음에는 ..

놀자, 책이랑 2024.12.13

분당수필 송년파티

분당수필 수업후, 정자동 '두향'에서 점심을 먹고, 이정희 선생님의 '몸학교'에서 송년파티를 했다.​​돌아가면서 한 말씀씩~~어르신이 학교 가듯이 다니고 있다는 말씀에 ... 학교 다낼때는 학교가기 싫었는데 이곳은 숙제처럼 온다는 분도 있고. 모두 서로 끌림과 호감을 이야기한다. 10년 넘게 다니는 회원부터 이번 겨울학기 2주차 온 회원까지. 아 이번 학기에 비북스 김성대 대표가 왔다. 이미 소설로 등단하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지난 문학축전 2차 식사 모임에서 내 강의 장소와 시간을 물었는데 지난 주에 등록을 하고 왔다. 부디 재미를 건지길. ​​​시낭송도 하시고​​지하 공연장으로 옮기니이루다, 이루마 두 따님이 기다리고 있다. 이루다의 노래도 듣고 이루마 인사말도 듣고~~짧은 무용공연 영상도 보고....

89세, 고운 손

89세, 고운 손 노정숙  광역버스를 탔는데, 맨 앞자리에 앉아 있던 분이 나를 옆에 앉으라고 이끈다. 자리에 앉고 보니 곱게 모은 손에 메니큐어가 예사롭지 않다. 보라색에 은빛 반짝이가 도드라져 눈길을 끈다. 손톱 손질 어떻게 하셨냐고 물으니 심심해서 직접 했다고 한다. “멋지세요.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하니 손을 모아주신다. 가운뎃손가락에 보라색 빨간색 보석이 줄줄이 박힌 반지도 반짝인다. 보라색을 좋아해서인지 외롭게 살았다고 하신다. 그러고 보니 모자도 코트도 보라색이다. 지금 89세인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1살에 결혼해서 5녀 1남을 두었는데 남편이 41살에 저세상을 갔다고 한다. 돈 벌며 자녀들을 혼자 키웠다. 사는 게 힘들었지만, 자녀들이 모두 결혼했고 손자녀가 13명이라고 한다. 지금..

이처럼 사소한 것들 / 클레어 키건

'한 세기에 한 명씩만 나오는 작가' 30개국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 작가에 대한 상찬이다.우리나라에서도 초판 20쇄다. 얼마전에 네플릭스에서 키건의 소설 가 영화로 나온 를 봤다. 먹먹한 울림이 오래 남았다. ​소시민이 의식에 눈 뜨는 순간, 의식하지 못하고 살던 가슴 깊은 곳에 눌러두었던 감정이 어떻게 터지는지 차근차근 보여준다. 멀쩡한 겉모습 속에 잔잔히 균열이 시작하는 과정도 촘촘하다.환대받지 못한 출생, 뿌리내릴 수 없는 곳에서 자라야 했던 성장기, 부단히 노력하는 인간으로 자신을 몰아가지만 속에서 뭔가가 자란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역설이다. 개인의 안위를 위해 묵인해야하는 것과 사회의 안위를 위해 밝혀야 하는 것이 있다. 불법과 잔혹을 눈 감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요즘 우리 현실과..

놀자, 책이랑 2024.12.10

여의도 가는 길

지역 어르신들과 참담한 심정으로 국회로 향했다.흑석동 역사까지 갔다가 지하철, 버스, 택시 이용불가로 2시간 30분을 시민들과 국회까지 걸어갔다.함께 걸었던 76세 주민의 아들이 동행에 감사하다며 어머니께서 본인에게 보내주신 글을 전했다.​'엄마는 집에 와서 울었어미소띤 얼굴로 사과하는 윤석열 모습에분해서 참을수가 없었어 광주 사태 때막내는 갓난이였고 큰아들 다섯살둘째 세살 아빠는 중동가시고밖에서는 무장한 군인들 군화발 소리에엄마는 무서워서외할머니 한태 전화 했어외할머니께서는 불을 끄고 있으라고 했어불을 껏으나 아이들은잠들지 않아도 일어 나지 않고어둠속에서 까만눈만 반짝거리고숨죽이고 말하지 않았어그때 생각이 또 되살아 나서눈물이 절로 난다76세 나이에국회의사당으로 달려 갔어많은 인파로 인해지하철도 버스도..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

한강의 목소리를 들으며 읽으니 가슴에 스며온다.저 조용하고 나직한 음성, 고맙고 믿음직스럽다. 진정성은 힘이 세다.​​​www.youtube.com/live/HYLgq0grgtk[LIVE] 작가 한강의 문학강연 현장..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문학세계를 만나다.스웨덴 스톡홀름에선 매년 12월 열리는 '노벨위크'가 시작됐습니다. 올해 노벨문학상 주인공인 한강 작가의 문학강연 만나보시죠.#한강 #노벨상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노벨문학상www.youtube.com*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문 2024-12-8​빛과 실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 낡은 구두 상자 하나가 나왔다. 열어보니 유년 시절에 쓴 일기장 여남은 권이 담겨 있었다. 표지에 ‘시집’이라는 단어가 연필로 적힌 얇은 중철 제본을 ..

놀자, 책이랑 2024.12.08

외로울 때마다 걸었지 / 송남섭

등단 17년만에 책을 냈다. 등단하고나서 고민에 빠졌다. 문학적이지 않은 자신의 글을 좀 더 문학적으로 쓰고 싶어서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했다. 시 공부도 하며 부단히 노력하니 문학에 대한 질문은 다소 해소되었으나 여전히 작품으로 표현되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삶이 풍성해지고 충만해졌다고 한다. 그럼, 된거다. '아버지의 시선을 피해 대추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오래 휘어져 있곤 했다.'연로하신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나 표현에는 서툴렀다. 작가가 원하는 문학적 지점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항상 삶이 우위에 있다. 이제 안심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 어려서는 아픈 엄마가 돌아가실까봐 걱정을 안고 살았고, 남편이 군인인데 고성 산불과 파주, 인제의 산사태를 겪었다. 살아가면 순응해야할 일과 극복해야하는 ..

놀자, 책이랑 2024.12.07

꿈꾸는 카멜레온 / 현정원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쓴다. 그 열심이 치열하지 않고 꽁냥꽁냥 여유가 있다. 곁에서 조근조근 이야기하는 듯, 아니 독백이 더 많다. 주변에 고양이와 개, 여린 것들에게 눈길을 주고 밥을 준다. 이웃 사람들에게도 상냥하고 친절하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읽은 책보다 읽지 않은 책들이 많이 등장한다. 반가운 시, 그림들도 풍성하다. 시간의 켜를 촘촘히 쪼개서 쓰는 이의 특징이다. 책이랑 잘 노는 내게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책 속의 다른 (저자의) 정체성과 결합하는 경험'이라는 키냐르의 말이 뜨끔하긴 하다. 하지만 요즘은 마냥 끄덕이게 하지 않는 글들이 많다. 내 정체성을 잃어버리 만한 책이 그립다. ​'아코 이런! 내가 다 먹어버렸다. 그 많은 떡을!''아 참, 빼먹었다.'..

놀자, 책이랑 2024.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