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가 한 장의 작품을 건지기 위해 2천 번의 셔터를 누른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정봉채 작가는 8천 컷을 찍어서 한 작품을 건지기도 한단다. 20년 동안의 치열한 기록이다. 비구상 작품 같은 사진의 여백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 풍토병 -- 이른 새벽부터 늪에서 뿜어 나오는 입김을 온몸으로 맞으며 안개 속에서 촬영을 한다. 사진 작업이란 시간을 정해놓고 어떤 장면을 찍는 것이 아니다. 심상에 그려지는 한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무량한 시간을 찍고 또 찍어야만 한다. 새벽부터 밤까지 거의 매일, 하루에 2천 텃에서 3천 컷의 사진을 찍는다. -- 늪가의 나무같이 늪에 오래 머무른 내 몸도 다르지 않다. 여러 가지 병으로 균형을 잃어가고 있다. 습진으로 가려워 밤새 온몸을 긁기 일쑤다. 고통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