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 황동규 즐거운 편지 /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 로움 속으로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 시 - 필사 2006.07.12
풍장27 / 황동규 풍장27 / 황동규 내 세상 뜰 때 우선 두 손과 두 발, 그리고 입을 가지고 가리. 어둑해진 눈도 소중히 거풀 덮어 지니고 가리. 허나 가을의 어깨를 부축하고 때늦게 오는 저 밤비 소리에 기울이고 있는 귀는 두고 가리. 소리만 듣고도 비 맞는 가을 나무의 이름을 알아맞히는 귀 그냥 두고 가리. 시 - 필사 2006.07.12
참을 수 없을 만큼 / 황동규 참을 수 없을 만큼 / 황동규 사진은 계속 웃고 있더구나 이 드러낸 채. 그 동안 지탱해준 내장 더 애먹이지 않고 예순몇 해 같이 살아준 몸 진 더 빼지 않고 슬쩍 내뺐구나! 이 한 곳으로 생각을 몰며 아들 또래들이 정신없이 고스톱 치며 살아남아 있는 방을 건너 빈소를 나왔다. 이팝나무가 문등(門燈).. 시 - 필사 200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