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의 뒤안 툇마루 / 서정주 외할머니의 뒤안 툇마루 / 서정주 외할머니네 집 뒤안에는 장판지 두 장만큼한 먹오딧빛 툇 마루가 깔려 있습니다. 이 툇마루는 외할머니의 손때와 그 네 딸들의 손때로 날이날마다 칠해져온 것이라 하니 내 어 머니의 처녀 때 손때도 꽤나 많이 는 묻어 있을 것입니다 마는, 그러나 그것은 하도나 많.. 시 - 필사 2006.07.11
꽃 深淵 / 정현종 꽃 深淵 / 정현종 지난 봄 또 지지난 봄 목련이 피어 달 떠오르게 하고 달빛은 또 목련을 실신케 하여 그렇게 서로 목을 조이는 봄밤. 한 사내가 이 또한 실신한 손 그 손의 가운뎃손가락을 반쯤 벙근 목련 속으로 슬그머니 넣어습니다. 아무도 없었으나 달빛이 스스로 눈부셨습니다. 시 - 필사 2006.07.11
꽃 / 정 양 꽃 / 정 양 이쁜짓하는 아가야 바람이 인다 너 자라는 그늘에 바람이 인다 삼 년도 더 썩은 내 이빨 속 아프던 힘줄처럼 뽑아놓고 속을 수 있는 한 속아온 바람 모진 일 모질게 피어 한세상 가도가도 외롭더라 무슨 자랑 무슨 감격 무슨 슬픔으로 닮아 눈부시게 호젓하게 새로 피는 꽃 새로 또 피는 꽃잎.. 시 - 필사 200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