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은 어쩌자고... 저리 부끄러움을 모르는지.120년 묵은 적폐들이 본색을 드러낸다.친일 청산을 못해 주춧돌이 부실하다. 심란해서 일이 손에 안 잡힌다. 마음 다스리려고 며칠 전에 받은 홍일선 선생님 시집을 다시 잡았다. 낮고 지순한 음성 에 귀기울인다. 한 점 부끄러울 것 없는 농부시인의 지극한 말씀에 부끄러움이 몰려온다.깊이 고개숙인다. 홍 시인님 강녕하소서.절 하소서아침에 들녘 향하다가맨 먼저 눈 마주친 이가도리 노인회장님이 아니옵구띠풀 하찮은 초개였더라도그에게 절하소서바뻐 절 못하였다면해질녘 돌아오다가 만난 이가반딧불이 푸른 신령이 아니옵구하필 검은 비니루들이었더라도그에게 절하소서 밭의 신령들캄캄한 밤잠든 밭 깨실지 몰라조용조용히 밭에 간다귀한 손님 반딧불이 보러 가는 게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