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님 설날 아침 늦잠을 자고 나온 나를 보고 시어머니는 고무장갑을 벗어 꼭 안아주셨다. "연님아, 너네 마음 아파서 어쨌니... 나는 그것도 모르고..." 어머니는 아지의 존재를 몰랐지만 전날 저녁 우연히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한번 울컥 눈물을 토했는데, 마음이 내내 아프셨나보다. "있잖아 연님아, 슬픔을 자꾸자꾸 이야기 해야 해." 어머니는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 없지만 친구분이 12년을 키운 거북이를 잃고 가족들이 며칠을 상실의 아픔으로 울며 보냈다는 말씀을 또 해주신다. 자꾸 내가 말하게 하며 나의 슬픔이 얼마나 타당한지 알게 해주셨다. 마치 우리 아지가 주던 분별치 않는 사랑으로 지금의 아픔을 안아주는 것처럼 너무 따스해서 나는 순간 얼음이 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