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회의 모임날이다. 서현에서 9401를 탔는데, 맨 앞자리에 앉아 있던 분이 나를 옆에 앉으라고 이끈다. 내게 "자리 잡아두었다" 며 웃는다. 자리에 앉아 옆을 보니 손에 메니큐어가 예사롭지 않다. "이 손톱 손질 어떻게 하신거에요?" 하고 물으니 심심해서 직접하셨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모자도 코트도 보라색이다. 멋지세요. 사진 찍어도 될까요? 하니 손을 모아주신다. 보라색을 좋아해서인지 외롭게 살았다고 하신다. 지금 89세인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1살에 결혼해서 5녀1남을 두었는데 남편이 41살에 저 세상을 갔다고 하신다. 그후 혼자서 6남매를 키웠다고 하신다. 모두 결혼해서 잘 살고 분당에 딸 셋, 서울에 딸 하나. 막내딸은 일본에 살고, 손자녀가 13명이라고 한다. 지금은 아들네랑 함께 사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