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 이 집에 입주할 때 친구가 선물한 액자다.
클로드 모네 그림 복사판이다. 파리 미술관에서 산 거다.
처음에는 거실에 있던 것이 친구의 그림이 늘어나면서 베란다로 내쳐졌다.
새벽녘에 와장창 공사판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이 그림이 엎어져 유리가 깨졌다.
바람이 센데 창문을 열어놓은 탓이다.
다행인 건 건너편 화분이 깨지지 않고 수국 줄기 하나가 꺾였을 뿐이다.
아이고~~ 감사, 감사~
무거운 옷을 벗은 듯 가뿐해졌다. 이제 유리를 벗은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액자에서도 풀어놓을수 있음 좋겠다.
오래전, 매달린 십자고상이 떨어져 십자가를 벗은 예수의 모습에서 해방감을 느꼈던 게 떠오른다.
깨진 유리를 수습하느라 다리에 살짝 피를 보았다. 고무장갑을 끼고 손만 조심했는데...
내친김에 액자에서 해방시켰다.
'놀자, 사람이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소한, 혹은 소소하지 않은 일들 (2) | 2024.09.18 |
---|---|
이루다 라이브 / 현대무용 (0) | 2024.09.09 |
비건 밥상 (0) | 2024.08.05 |
심각한 책장 (2) | 2024.08.03 |
애쓰셨습니다 (0) | 2024.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