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는 순간 태경, 시경을 생각하면서 주문을 했다.
기대 이상이다.
중3 아들 김비주와 작가인 엄마 김경민이 함께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다. 참으로 바람직한 모습이다.
난 바로 할머니 모드가 되어서 그저 홍야홍야~ 칭찬만 하고 싶어졌다.
엄마와 아들이 서로를 소개하는, 등장인물 소개부터 범상치 않다. 앙증스러운 그림도 재미있다.
글쓰기의 힘에 크게 끄덕인다.
글로 풀어내면 고통이나 상처가 희석된다는 것, 더 나아가 치유되기도 한다.
* 작가 역시 쉽게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어쩌면 자신에게는 대답이 있지만 일부러 질문을 던지는 선에서 끝냈는지도 모르고. 좋은 문학은 명쾌한 대답이 아니라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하니까.
<영원한 유산> 심윤경 (105쪽)
* 경민 - 실제로 전쟁 기간에는 자살률이 뚝 떨어진다고해. 흔히 절망을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하지만 저자는 사람을 스스로 죽게 만드는 것은 절망이 아닌 '무의미'라고 말하잖아. 더 이상 살아남을 가망이 없어 보일 때조차 자신이 살아야 하는 '의미'를 부여잡고 있는 사람은 산다고. 한마디로 '왜(why)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how) 상황도 견뎌 낼 수 있다'고.
비주 - 저자는 사랑하는 아내를 다시 만날 생각을 하면서 버티잖아. 그 대목이 너무 감동적이면서도 슬펐어. 결국 아내도 아우슈비츠에서 죽었잖아.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130쪽)
* 멸종 위기에 놓인 늑대와는 대조적으로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개가 성공적인 번식을 통해 개체 수를 늘려 갈 수 있었던 이유, 공격적인 침팬지보다 싸움을 싫어하는 성향의 보노보가 더 성공적으로 번식할 수 있었던 이유, 신체적으로 여러면에서 우월했던 네안데르탈인이 아닌 호모 사피엔스가 결국 생존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을 바로 '친화력'에서 찾는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 버네사 우즈 (206쪽)
* 비주 - 사실 꼭 완독해야겠다는 의지 같은 건 없었어. 그냥 책꽂이에 계속 있어서 한번 들춰 밨더니 지구에서 80억 광년 떨어진 곳, 그러니까 우주의 중감쯤에서 지구까지의 여정을 묘사한 내용이 1장 초반부에 나오는 거야. 그 대목을 읽는데 마치 스케일이 거대한 동영상을 보는 기분이었어. 정말 지구는 우주의 변두리 중의 변두리인 거지. 여기에 꽂혀서 끝까지 읽어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
<코스모스> 칼 세이건 (218쪽)
* 에필로그
엄마가 이러이러한 기획으로 책을 쓸 예정인데 동의하느냐고 물었을때, 저는 별생각이 없었습니다. 책 읽고 대화만 나누면 게임 시간이 더 생기니 거절할 이유도 없었죠. ...
... 지금 생각해 보니 독서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저 자신을 더 잘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원고를 읽어 봤더니 솔직히 어떤 책은 벌써 내용이 가물가물할 지경인데도 신기하게 당시의 감정만큼은 떠올랐습니다. 책을 읽으며 저의 호불호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강렬한 감정보다는 냉정한 균형에 더 끌리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자 하는 과학적 태도가 좋습니다. 오늘날 인류를 만든 힘은 바로 그 태도이며 앞으로도 인류와 지구를 지킬 희망일 것 같습니다.
(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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