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 동생과 함께 이모네를 갔다.
연둣빛에 연분홍이 섞인 어릿한 봄 산, 수줍은 새색씨 모습이다.
이모댁에 새식구 '누리'는 털갈이 중이라 모양새가 험하다.
어찌나 영리한지... 처음 보는 나를 가족으로 인식한 듯, 한 번도 짖지 않고 반긴다.
집앞을 지나는 사람을 보면 마구 짖어댄다는데.
정겨운 앞마당, 뒷마당에 배꽃이 마냥 이쁘다.
쑥국과 봄나물 반찬으로 점심을 먹고 나갔다.
이렇게 실한 달래는 처음본다.
달래는 무리지어 있다. 끼리끼리 뭉쳐있다.
쑥떡을 한다고 셋이 열심히 뜯었다. ㅋㅋ
큰 솥, 한 번에 삶고, 남은 불에 고구마를 구워먹었다.
저녁을 먹고 떡실신, 모처럼의 노동으로 다리가 저렸다.
익숙치 않은 자세에 몸이 비명을 지른다.
아침 6시 30분에 이모와 동생은 산책을 나가고 나는 계속 잤다.
아침을 먹고 함양 시장에 갔다.
떡집에 쑥떡을 맡기고, 이모는 정형외과에서 연골주사를 맞았다. 병원엔 노인들로 그득했다.
거의 연골주사와 물리치료를 하는 사람들이다. 어쩔 수 없는 노동의 후유증이다.
저 '싸구려닭집' 간판이 눈길을 끈다.
이모의 둘째 아들, 이종동생이 명퇴를 하고 백전에 집을 지어 이사를 왔다.
이모네서 차로 20분 거리다. 나도 덩달아 든든하다.
구석구석 이쁘게 꾸며놓았다.
저 높은 천장
아들 둘은 군대가고 부산에 있으니 냥이가 방 하나를 차지하고, 아들 노릇을 하고 있다.
간식을 먹고 동네 한바퀴.
머위와 쑥, 고사리, 두릅을 수확~~~
언덕 위 정자에서 쉬기도 하고
돌아오니 가마솥에 백숙이 기다리고 있다.
봄나물을 잔뜩 얻어오고,
쌀, 고추가루, 씀바귀김치, 말린고사리, 그야말로 바리바리 실어 오고,
여전히 건강하신 이모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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