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어거스트 청평' 1박

칠부능선 2020. 10. 4. 17:53

남이섬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어거스트 청평에 왔다. 

세 번째다. 

 

 

 

어거스트 청평에서 아들네랑 두 번째 밤을 맞다. 이번에는 마주보는 작은 룸 두 개를 얻었다. 

여전히 정겨운 풍경들...

 

 

 

아들 후배의 어머니가 내 팬이라며 직접 담은 간장게장을 보내왔다. 이런~~ 민망한 일이...

아들며늘은 비건이라서 간장게장과 송이버섯으로 저녁. 와인 두병과 맥주 8캔을 비웠다. 

며늘이 끓여온 바지락 미역국과 밥도둑 간장게장으로 밥 한 공기씩도 다 비우고...

며늘이 여물어진 듯해서 흐믓하다. 그저 오빠가 최고라는 며늘이 요즘은 자기 생각을 피력한다. 

'동물환경보호 활동가'라는 타이틀로 금연강의를 한다는 며늘, 요즘은 초등 고학년과 중.고생 대상이란다. 

아들은 예결위원장 선거에 나간 이야기를 하면서 

타협해서 이익을 챙기지 않고, 소신껏 "장렬히 전사했다"고 해서 우리 모두 웃었다. 

예상과 다른 결과라 해도 모두 옳은 판단이었다고 한다. 대중교통 타고 다니는 분이 당선되었단다. 

교만이 모두의 적이라는 건 진리다.  

 

 

아들이 말을 꺼내서 거듭 새긴다.

오래전 장조카가 말한 중국의 건배사,

첫째 노력하는 사람

둘째 운이 좋은 사람

셋째 명령을 내리는 사람

넷째 존경받는 사람

이걸 거꾸로 해석해서 마음에 새기는 것도 중요하다. 

 

 

 

 

                                 배가 불러서 따끈한 우엉차를 마시며 밤산책을 하고... 꿀잠.

 

 

 

다음날 아침 산책하며 기차 숙소가 열려있어서 들여다 보았다. 

앙증맞게 잘 꾸며놓았다. 언젠가 혼자 며칠 밤 묵으면 좋겠다. 

 

 

 저런 침대에서 이제 둘이는 못 잔다. 

 

 

 

아들이 롯데시네마 마석점에 <담보>를 예매해서 코로나시대에 처음 영화관에 갔다. 

QR코드 인증을 하고 열체크를 하고 자리는 거리두기... 

오랜만에 보는 가족영화? 최루성 장면에 순하게 눈물을 흘리고. 

                                

 

 

'올리앤' 화도점에서 점심을 먹고... 깔끔하고 음식 맛있는데 가격도 착하다. 

 

 

아들이 짠 스케줄에 우리가 만족하니... 저 흐믓한 표정. 

 

 

 

 

아들네와 헤어져,

가까운 곳에 사시는 큰고모님댁에 인사를 갔다.  97세 고모님이 밖에 나와서 기다리고 계신다.

아픈 곳이 하나도 없으시다고 한다. 옛날 일이 어제처럼 훤하시다며 이야기가 많으시다. 

우리집에서 못 먹은 추석 음식, 전과 갈비찜, 황태포 등으로 남편은 소주 2병을 마시고 완전 취했다. 

올때는 고모님이 고추장을 항아리째 안겨주신다.

고모님~  이제 힘든일 하지마세요. 그러면서도 받아왔네.

 

빡세게 놀고 인사까지 치른 일박 이일이다. 

 

 

 

 

          항아리도 다 없앴는데...

          쨍쨍 볕 좋은 시간에 뚜껑을 열어놓아야지. 이건 고모님 생각하며 오래 이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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