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고성 1박

칠부능선 2020. 6. 18. 00:26

여행팀의 일정대로라면 지금 아이슬랜드를 거쳐 페로제도에 있을 시간이다. 

대장님의 와병이 우리 발을 묶었고, 코로나19도 한몫을 했다. 당분간 국내여행으로 방향을 돌려 뭉쳤다.

9시 30분 우리집에서 3인 출발, 가평휴게소에서 6인 잠시 합류. 

화장실 다녀온 틈에 잘 주차해 둔 애마에 초보운전 차가 강제 키싱을 한 황당한 사건이 있었고.... 보험처리 확인후 출발. 

대장님이 묵고 있는 한옥팬션에서 모두 만나다. 

 

지난주 울릉도 6박을 하고 6시간 산행으로 선인봉을 올랐다는 대장님, 맑은 얼굴 그대로 약간 마른듯한 날씬한 모습, 

고맙고 반갑다.

1월에 간암 말기로 2개월 기한부 생이었는데... 나날이 기적이다. 

 

 

 

 

 

산채정식을 먹으며 다래주를 한두 잔씩, 

바로 지은 밥에서 나온 누룽지, 정림씨에게 회장취임 케익이라며 안기고.

 

 

 

 

 점심을 먹고, 주전골을 오르멍 쉬멍, 성국사에서 약수도 마시고

 

 

 

 

 

 

 

 

 

선녀탕까지만 가볍게 걷고 내려와서 '트레블러'라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옆 테이블에 돈까스를 먹고 있는 함마니들을 바라보니, 왠지 안도의 마음이 된다. 이건 뭐지. 

 

 

고성 소노캠,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 먹으러... 식당에 전화를 하니 승합차가 온다. 

 

 

이곳 성당주보에 광고를 보고 간 영순네 횟집, 봉포항 앞 한적한 장소에 손님이 바글바글,

관광객이 아닌 주민들 같다. 

 

장식없는 푸짐한 회와 매운탕으로 포식, 

                                                                                                      테슬라~~ 

 

  바닷가를 걸으려니 보이는 게 없고, 좀 어슬렁거리다 숙소로 돌아오다. 

  맥주캔을 몇 개 사왔는데 아무도 안 마신단다. 

  나도 따끈한 차가 끌린다. 맘도 몸도 시들고 있는 느낌, 편안해서 좋다. 

 

아침에 커튼을 걷으니 울산바위가 척 바라보고 있다. 

 

 

 

                  숙소 아래 숲길을 걸었다. 

 

 

 

몇 해 전, 물에 발을 담그고 누워서 하늘을 보던 곳이다. 여전히 맑고 한적하다. 

 

 

 

               

 

  

 

 

 

 

  순두부로 아침을 먹고 화진포 성을 찍고, '하뉘 라벤더 팜'에 갔다.

  이곳은 15년 되었다는데 우리는 모두 처음이다.

  올해, 몇 해만에 라벤더 꽃이 가장 이쁘게 피었다고 한다. 

 

 

 

 

 

어설프지만 알함브라 궁전의 정원이 떠올랐다. 가운데 분수가 없기는 해도...

 

 

 

 

 

 

                                                      사진을 찍히는 모습도 찍는 모습도 어여쁘다. 

 

 

 

반가운 자작나무,

 

 

온통 보랏빛이다. 라벤더 아이스크림은 달지 않아서 맛나다. 

 

 

 

 

마스크와 땡볕에 지쳐갈 무렵, 일어났다.    

 

 

막국수로 늦은 점심을 먹고, 대장님과 헤어져 귀가 길에 올랐다.

먼길을 운전한 ㅅㅎ씨, ㅈㄹ씨에게 감사, 감사~~ 

나, 원로가 된 느낌이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고마워하는 걸로,    

인연, 시간의 힘은 막강하다. 모두 쓰담쓰담~ 

 

 

 

 

'낯선 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을버스, 안동 <체화정> 1박  (0) 2020.08.10
반갑다, 은수야 - 삼척 2박  (0) 2020.06.30
홍천 1박 - '고흐와 해바라기'  (0) 2020.05.21
결혼식 - 제주1박  (0) 2020.04.21
함양 - 상림 숲   (0) 2020.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