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함양 - 상림 숲

칠부능선 2020. 3. 1. 19:23

 

     이종동생 윤희가 픽업하러 왔다.

    친정에는 어른이 이모 한분 남았다. 큰외삼촌 돌아가실 때 와 보고 처음이니 고향에 십수년 만에 온 것이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오니 3시간이 채 안걸리는 거리인데.... 참으로 면구스럽다. 고향에게.

    이모는 서울 딸네집에 오실때 찾아 뵈었으니 좀 낫지만.

    

 

 

 

       고속도로 내려 논이 보이니 윤희는 탄성을 지른다. 이 냄새 풍경이 너무 좋다고 

 

 

 

오래전에 새 단장했다는 이모네 집

 

 

앞마당에 있는 밭

 

 

뒷마당

 

 

 

                                                                                   거실에서 바라본 마당,

 

 

 

이웃이 줬다고  ~탕을 끓여 놓았는데.... 안 먹었다.

 

 

냉이 나물, 우엉조림,고사리 나물, 제삿상에 오를 만한 생선, 씀바귀나물. 김치.

밤, 콩, 곶감을 넣은 찰밥. 밥만 먹어도 꿀맛이다.

 

 

 

 

늦은 점심을 먹고 상림숲에 갔다. 비는 내리고... 사람은 없다. 

'코로나19'는 이 시골마을까지 한산하게 만들었다. 멀리 드문드문 보이는 사람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아무도 없는 큰외가댁 동네도 한바퀴 돌고 어두워서 집에 돌아왔다.

 

 

 

 

파전으로 저녁을 먹고, 거실에 셋이 나란히 누워 tv보면서 도란도란...

엄마가 하던 말을 이모가 한다. 그 어투며 표정이 똑같다. 반짝반짝 맨질맨질한 피부도 똑같다.

 

 

 

 

8시경 일어나 커피 한잔을 마시고 이모와 셋이 산에 있는 밭에 갔다.

 

 

 

쑥은 아직 안 보이고 냉이와 돼지감자를 캤다.

 

 

 

 

 

 

 

 

이모네 개 두 마리가 뒷산, 넘의 무덤위에 오도카니 앉아 있다. 목줄은 사양한단다.

온 동네 다니며 남의 밭을 헤집어 곤란하단다. 이모 힘으론 못 잡으니 사료만 준단다. 영특한 녀석들.

 

 

 

    아점으로 윤희가 대구탕을 끓였는데 한 냄비를 셋이 다 먹었다. 바다낚시로 잡은 대구라서 특별히 맛났다.

   냉이는 캐는 시간보다 씻고 다듬는 시간이 더 걸린다. 윤희는 청소를 하고 이모와 나물을 다듬고.... 참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3시경 출발하며, 혼자 있는 엄마가 안쓰러운지 "엄마 같이 갈까" 윤희가 말한다.

   난 이모를 안아드리며 청정지역이 더 좋다고... 조용해지면 오시라고... 또 농담도 못하는 병이 도졌다.

  

 

   도지로 받았다는 쌀과 이모가 담은 김장김치, 된장, 간장. 돼지감자 튀긴 것, 배추쌈, 냉이, 돼지감자... 무겁게 싣고 왔다.

   휴게소도 안 들리고 논스톱으로 집에 왔다. 윤희 덕분에 이모도 뵙고 호사하고 왔다.

   이모가 건재하셔서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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