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특강, 김성동 소설가를 만나다

칠부능선 2018. 8. 20. 20:31

 

 

 

  오봉옥 시인과 김성동 소설가의 대담.

  주로 <국수>에 대해서 질문을 했는데............ 그동안 한맺힌 일생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나쁜 정부가 '단기기억상실증'을 만들었다.  소설을 쓰고 절에서 쫒겨나고, 소설을 쓰는데 제대로 된 사전이 없다.

  우리말은 모두 왜색으로 왜곡되어 참고할 자료가 없다. 그래서 국수 사전을 만들었고, 그 사전에는 언어의 뿌리까지 밝혔다고 한다.

  김성동 소설가가 우리말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체제교육을 받지 않은 것이다. 그것이 그를  '연구대상'으로 만들었다.

  그는 본인이 쓴 소설을 다 외운단다.  잃어버린 우리 말이 영어보다 어렵다는 잡지의 편집위원들 말에 동감한다.

  <국수>를 읽으며 자꾸 앞으로 돌아갔다.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공민학교를 다녔지만 한 학기 다니고 그만두었다. 플필에 고퇴로 나오는 학력은 사기다.

  유일한 '증'이 소설가다. 너무도 자랑스러워서 민족작가회에 사진박은 증을 만들어달라고 하니 없다고 했단다.

  쓴 웃음을 자아낸다.

 

   '국민'이 황국신민이라는 말이라며 개탄한다.  이건 이승만이 첫 번째로 한 일이라고 한다. 

  '인민'이 바른 말이지만 이건 이데올로기에 물들었다.

  갑오병장이 아니고 갑오왜란이다. 잘못이 풀리려면 3배수의 시간이 필요하다.  21세기 언어로 130년 전 이야기를 하는 건 가짜다.

  이밖에 앞뒤가 바뀐 많은 말들이 모두 왜곡된 것이란다. 

  통일 - 일통, 보부상 - 부보상, 삼계탕 - 계삼탕, 논리적인 우리말을 왜곡했다.

 

   <국수> 5권까지 읽으며 큰 줄거리가 계속 이어지지 않아서 답답했던 의문을 풀었다.

   큰 줄거리의 주인공보다 인민 각각의 삶이 모두 중요하기 때문이란다. 주인공의 비중보다 그 시절 먹거리와 입거리,

   신분에 맞는 말을 중요하게 다루었다.

   농이라고 한 말이  '신흥종교가 브라운 교' 라고 하는데 이걸 얼른 못 알아듣는다고 하셨지만, 브라운 tv가 사라진지 오래다. ㅋㅋ

 

  목탁도 10년 때리면 소리가 난다. 소설은 40년을 썼는데도 모르겠다. 쓰면 쓸수록 더 어렵다. 

  그의 인생 3부가 바둑에 빠진 돌판, 절에서 생활한 중판, 소설을 쓰는 글판, 이것만이 ing 라고.

  청탁이 들어오면 반가워서 수락하고 나서... 금방 후회를 한다. 어떻게 쓰나.... 죽을 고생을 하다 막판에 밤새워 쓴다.  

   자유롭게 이어지는 말씀에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웃기도 하고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이번에 나온 <국수> 6 권은 선생님이 구상하는 3부작의 1부라는 생각이 든다.
   할아버지들의 시간을 거처 아버지들의 시간도 거침없이 쓰고, 다음 세대로 이어가시길 빈다.

 

    '독자를 괴롭혀야 문학이다.' 머리를 쿵, 때리는 귀한 시간이었다.

 

 

 

 

 

 

 

 

 

 

 

 

 

 

조재은 선배와는 수필 입문때부터 20년 인연이다.

수필 대담은 편하게 진행하자고 한번 만나 입을 맞추긴 했다. 그런데 그 순서대로 진행하는 선배님에 반해 나는 계획에 없는

말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분위기가 너무 진지해서 계획에 없던 가벼운 이야기들을 했다.

80석 준비한 의자가 모자라서 밖에서 날랐다. 그득 메운 인원도 그렇지만 어찌나 열심히 귀를 열어주시는지...

말하는 내가 감동 먹었다.

아나운서 출신인 조 선배는 완벽하게 콘티를 짜서 강의한다. 전해 줄 말을 놓치지 않고 꽉찬, 뿌듯한 시간을 만든다.

나는 눈 맞추는 강의가 좋다. 묻고 대답하는... 그러나 질문없이 시간을 다 썼다.

 

*수필은 자유다. 누구나 자기 자신에 맞는 옷을 선택하면 된다.

모든 글은 상처와 결핍에서 나온다. 수필을 쓰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삶이 빛난다. 눈길 닿는 것, 마음 가는 것 모두 소재다.

아프고, 병들고, 상처받고, 힘들고.... 그런 삶일수록 얻을 게 많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내 아포리즘 수필 '시간', '다비', '오래된 수필론' 을 낭독은 윤희경 화가가 했다.

내게 맞는 경제적 언어부림이다. 가볍고 즐겁게! 를 탐하지만 만만치 않다.

다시 읽어도 오래된 수필론은 수필의 정곡이다.

 

조 선배는 문화 에세이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에세이 모노드라마' 를 윤희경씨가 읽었다.

 

   * 안토니 곰니의 조각에 대한 이야기, 온몸, 아니 죽음을 각오한 창작의 열정에 대한 충격과 이입감에 대해서.

나의 시선, 감정으로 내가 본 영화, 공연, 미술작품에 나를 투영하고 못보던 나를 발견하고 그 작품이 내 안에 들어와

나를 비추기도 하고 또 다른 나를 보게된다.

내가 접하지 못한 문화에 대한 안내는 수필의 외면을 확장하는 데 좋은 자료다.

 

* 내가 강조한 독서

들어간 것이 없으면 나올 것이 없다. 진부할 수밖에 없다. '백 줄 읽고 한 줄 써라' (안도현)

'피해야 할 것은 낯선 어투가 아니라 상투적인 어투다' (황현산) 이런 말을 인용하고...

신선한 지성, 객관, 논리, 경험이 있어야 한다. 수필은 아는 것만큼 쓴다.

 

* '시간을 투자하고 내공을 키우고 공력을 집중시켜라. 나이를 먹었다고 감성이 무뎌진다고 한숨을 쉬지 말고

훈련하지 않는 자신의 나태를 탓하라. 열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나이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

맺은 말이다.

 

계획했던 말을 다 하지는 못했지만 잘 지나갔다.

 

 

 

 

 

 

 

 

 

 

 

 

 

 

 

 

 

 

 

 

 

<국수>1권에 사인을 받았다.

 

 

 

 

  함께 식사를 하고 나머지 특강을 들었다. 너무도 하실 말씀이 많다.

   막걸리도 한잔 하시고...

 

김성동 선생님을 모시고 오간 조석신 에니메이션 감독께도 감사한다.

 

 

 

유쾌, 상쾌하게 사회를 잘 본 권현옥 수필가에게도 박수~~ 

모두 감사하게 잘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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