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전에 사 놓고 도무지 읽어지지 않는 책이 있다. 포스만 그윽하고 내용이 난만한 걸까. 어쩜 이리 읽혀지지 않을까.
참으로 난감하다. 나하고 궁합이 안 맞는 것일수 있다.
지방의 동인지 안에도 반짝이는 글이 있다. 그러니 모든 책을 허투루 대할 수 없는 이유다.
* 세상의 별을 세는 법
- 임하, 방순이, 조양여, 채윤주
...... 저물어 가는 시간, 혼자서만 기록해 두기에는 지나치게 유창한 이들의 혼잣말. 슬픈 자기 발견 속에서도 심장 뛰는 소리를 듣고,
줄곧 자신을 용서하고, 처량하게 자기를 사랑하고, 지친 제 육신에서러움에 자유를 준다. 아이들과 매듭을 풀고, 사랑받기 원하는
너절한 마음에 결별을 고하다간 다시금 소매를 걷어붙이고 설거지통에 두 손을 담근다.
답은 거기서부터 왔다. 자신을 품고 키우고 멍들게 하고 등 뒤로 감추어버린 세상, 그 세상의 벼랑에 서서 스러지거나
이내 소생하는 별을 찾아 하나, 둘 세기.
하나, 나를 잊고 있었다. 둘, 생략된 너를 찾는다. 셋, 불협화음의 별로 빚은 끈끈한 청의 맛은 멜랑콜리다.
- 임하
4인 4색이 흥미롭다. '아수라我隨羅' 동인지다.
임하의 필력은 종횡무진 자유분방하다.
4인의 공통점은 솔직 대범이다. 방순이, 조양여, 채윤주, 기대되는 신예 3인이다.
* 뜨거운 빙수
-이영옥
<남자는 없었다>, <뜨거운 빙수>, <알리 사랑> ... 몇 몇 작품은 나를 울게 했다. 목이 메이고 눈물이 마냥 흘렀다.
애써 담담하게 쓴 작가의 마음이 읽혀져서 더 마음이 쓰리다.
고단하고 아픈 일들이 소박하고 맑게 펼쳐진다. 가만히 어루만진다. 나 혼자서... .
* 제비꽃은 오지 않았다
- 남주희
시와 수필을 함께 쓰는 작가의 다섯 번째 시집인 듯,
낭낭한 음성과 우아한 모습이 떠오른다. 뵌지는 참으로 오래되었는데...
시들이 잡히지 않는다. 어려운 말이 아닌데 해독 어렵다.
난 왜이리 속이 울렁거리는지... 유려한 시멀미가 났다.
식지않는 열정에 경의를 보낸다.
*동인 脈
제주 문인들의 11집 동인지다.
동인 脈의 정신
- 수필문학의 성실성, 진정성 추구
-실험정신으로 수필의 새 패러다임 창출
- 기존 수필에 대한 해체와 일탈 시도
- 매너리즘의 탈피로 현실 안주 거부
-혼을 태우는 쉼 없는 창작열의 실천
............... <현대수필>의 정신과도 맥이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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